“법률 산업은 디지털 전환이 늦은 편에 속했으나 이제는 디지털이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디지털 전환의 핵심은 변호사 탐색-상담-선임이 모두 원격으로 이뤄지고, 그 과정에서 수집된 데이터로 서비스를 개선하는 것입니다.”
최호준 로앤굿 부대표는 디지털 전환기 리걸테크 기업의 차별성은 '데이터'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로앤굿은 비대면 변호사 선임 서비스와 독자적인 사건 쟁점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며 독보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비대면 변호사 선임 서비스를 출시해 200만명이 로앤굿을 방문했고, 4만건 이상 사건을 의뢰했다. 서비스 론칭 2년 만에 총 100억원 이상 투자를 유치했다.
최 부대표는 “네이버 지식인에 600만개 이상 법률 질문과 답변이 있지만, 데이터의 질 문제로 인공지능(AI)이 학습하기 어려워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며 “우리는 몇만건의 의뢰인 사건을 쟁점별로 분류해 원하는 데이터를 적시에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의뢰인은 질문지에 사건의 핵심 쟁점을 적고 변호사에게 전달한다. 특히 의뢰인이 변호사를 선임할 때 가장 궁금해하는 점은 내 사건과 유사한 사건을 맡아봤는지다. 로앤굿은 의뢰인에게 유사 사례와 쟁점 기반, 승소 사례를 데이터로 보여주며 변호사 선택의 폭을 넓혀준다.
예를 들어 양육비 사건의 경우 자녀수와 연령, 이혼 여부, 의뢰인과 배우자 직업, 월수입, 재산 등의 입력값을 바탕으로 유사 사례를 찾을 수 있다.
변호사는 의뢰인 눈높이에 맞는 해결 방안을 제안할 수 있다. 최 부대표는 “변호사는 의뢰인이 소송 착수 이전에 작성한 사건 쟁점 데이터를 보고 빠르게 검토할 수 있다”며 “질문지 쟁점을 기반으로 유사 사례를 추출해 승소 가능성을 예비적으로 스크리닝해 사건 검토에 투입되는 시간이 절감된다”고 말했다. 이렇게 디지털로 의뢰와 제안이 오가면서 정보가 기록돼 데이터 축적과 활용에 용이하다.
로앤굿은 현재 의뢰인의 변호사 탐색부터 선임까지 담당하고 있지만, 나아가 종합적 사건 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최 부대표는 “변호사를 위한 월구독 모델 서비스를 상반기에 출시할 예정”이라며 “각 변호사들이 선호할 사건에 알림을 주고 의뢰인 질문지-선임시 전자계약-기일관리 서비스 등 의뢰인을 만나는 과정을 효율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뢰인과 변호사간 소통을 원활히 하고 변호사는 핵심 업무에 집중시켜 효율성과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게 지원한다. 로앤굿은 이를 돕기 위해 지난해 법원 기일관리 1위 서비스 케이스마스터를 인수했다.
최 부대표는 “로앤굿은 수만건 사건 쟁점 DB를 바탕으로 의뢰인과 변호사에게 개인별로 적합한 솔루션을 제안할 수 있게 됐다”며 “기술과 데이터를 통해 종합 리걸테크 솔루션을 구축했다. 앞으로 독보적인 법률 데이터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부대표는 서울대를 졸업하고 골드만삭스 홍콩 지부에서 일했다. 한국으로 돌아와 맥쿼리에서 투자 업무를 하다 로앤굿에 합류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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