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하이텍이 반도체 설계(팹리스) 사업 분사를 재추진하면서 소액주주들이 다시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 소액주주 반발로 DB하이텍 물적 분할이 철회된 만큼 주주총회에서 분할안이 통과될지 주목된다.
DB하이텍 소액주주연대는 DB하이텍 물적 분할 반대 의견을 모은 것으로 확인됐다. DB하이텍 소액주주연대는 인터넷 카페에서 “주주입장에서 (물적 분할을) 찬성할 근거를 찾기 어렵다”며 “개인주주들은 반대 입장일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소액주주가 모여 물적 분할을 부결시키자는 입장을 보인 것이다.
DB하이텍 소액주주연대는 지난해 7월 만들어졌다. DB하이텍이 추진한 팹리스 분사에 반발하며 주주명부 열람 요구 등 비판 행보를 이어갔다.
앞서 7일 DB하이텍은 이사회를 열고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등 반도체 설계를 담당하는 브랜드사업부를 분사하는 물적분할 안건을 부의했다. 이달 말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특별 결의를 거쳐 분사안을 통과시킬 계획이다.
하지만 소액주주들이 다시 물적 분할에 반대 입장을 보이면서 분사안 통과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소액주주연대는 물적 분할 반대 입장을 국민연금에 설명하고, 부결시킬 수 있도록 설득하겠다는 의지까지 피력했다. 소액주주연대는 국민연금을 포함하면 20% 이상 지분을 행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DB하이텍 입장에서는 부담이 커졌다. 작년 9월 소액주주 반발로 물적 분할을 철회한 전례를 고려하면 이번 주총 통과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소액주주들은 물적분할로 인한 회사 가치 하락을 우려했다. 물적 분할은 존속법인이 신설법인 지분을 100% 보유하는 만큼 기존 주주들은 주주가치 훼손 가능성이 있다.
DB하이텍 주요 주주는 DB Inc. 및 특수관계인 17.84%, 국민연금 8.34% 등으로 일반주주가 전체 주식 75%에 가까운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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