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모빌리티 기술 진화에 따라 차량 형태가 다양해지며 탑승자를 보호하는 안전 기술이 고도화하고 있다. 차량 내 대표적 안전 부품인 에어백의 기술 발전이 대표적이다. 그동안 해외 제작사의 독무대였던 에어백 모듈 등 안전 부품 분야에서 현대모비스가 자체 기술로 개발한 신기술이 높은 기술력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현대모비스가 개발한 '머리 회전 방지 에어백'은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의 신규 충돌 안전 테스트에서 머리 회전 상해(BRIC) 부문 만점을 받았다. 해당 기술은 차량 충돌 시 머리 회전에 의한 상해를 줄여주는 제품이다. NHTSA가 실제 사고 상황을 반영해 새로 도입 예정인 경사 충돌 모드 테스트에서 우수한 성능을 입증했다. 이 기술은 우수한 기술력과 독창성을 인정받아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이 개최한 '신기술 실용화 촉진대회'에서도 최고상에 해당하는 은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현재 양산 차량에 장착한 에어백이나 유사한 콘셉트의 타사 제품들은 쿠션 크기와 에어백 형상만으로 성능을 개선하는 방식이다. 승객의 머리 회전과 부상을 방지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반면 신기술 에어백은 머리 회전을 억제하는 돌출부(보조 챔버)를 채택하고 충돌 후 동승석 승객이 차량의 안쪽으로 쏠리는 시점에 해당 부위 압력을 최대로 높여 머리 상해 저감에 우수한 성능을 발휘한다. 현대모비스는 개발 과정에서 국내외 특허 등록·출원한 요소 기술 다수를 활용, 부품 수와 제품 크기를 줄여 양산에 적합하도록 경량화했다.
현대모비스 에어백 선행기술 개발은 자율주행과 전동화 등 미래 모빌리티 트렌드와 맞물려 더 주목받고 있다. 에어백 부착 위치가 정형화돼 있던 기존 내연기관 차량과 달리 목적기반모빌리티(PBV) 등 자율주행 차량은 탑승자 좌석 배치는 물론 에어백 전개 위치와 방식 역시 한층 다양하다. 이를 겨냥해 현대모비스는 레저와 휴식, 아웃도어 목적의 미래 PBV용으로 구성한 '에어백 토털 패키지'를 개발했다. 차량 유리에 대형 디스플레이가 투사하고 이에 따라 좌석이 회전하는 가변형 실내 형태에 맞춰 차량 내 다양한 틈새 공간에 에어백을 위치시켰다.
'대면 착좌 에어백'은 차량 천장 중앙에서 터져 마주 보는 승객의 충돌을 방지한다. 창문과 지붕의 연결부 네 곳에선 '커튼 에어백'이 이름 그대로 실내 사방을 커버하며 쏟아져 내린다. 이에 더해 좌석 시트 뒷면 좌우에서 작동하는 '전방위 에어백'은 탐승객의 몸을 감싸는 일종의 보호막 역할을 한다.
현대모비스는 내연기관차와 크게 달라지는 전동화 차량 구조에 적합하도록 기존 에어백의 두께에 비해 40%나 얇아진 '슬림 에어백'도 개발했다. 슬림 에어백은 가변형 디스플레이 패널이나 슬림한 시트 측면의 얇은 공간에 효과적으로 장착할 수 있다. 디스플레이에 장착 시 위치 변화에 따라 에어백 용량을 조절할 수 있어 운전자와 디스플레이 간격에 맞춰 승객 보호 성능을 최적화한다. 슬림 에어백을 장착한 현대모비스의 신개념 미래 콕핏 'M.VICS 4.0'은 CES 기간 글로벌 바이어를 겨냥한 프라이빗 부스에 전시돼 호평받았다.
현대모비스는 2002년 에어백 양산을 시작해 현재 쿠션, 제어기, 충돌 센서 등 주요 구성품을 개발·생산하고 있다. 과감한 투자와 누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2017년 세계 최초로 파노라마 선루프 에어백 기술을 개발해 양산을 추진 중이다. 현대모비스는 에어백 선행 기술과 관련된 지식재산권을 다각도로 확보하면서 미래 모빌리티 분야 안전 솔루션을 선도할 계획이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