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22일은 '세계 물의 날'이다. '물의 날'은 점차 심각해지는 물 부족과 수질오염을 방지하고 물의 소중함을 되새기기 위해 유엔이 제정, 선포한 날이다. 우리나라도 유엔의 요청에 동참해 1995년부터 3월 22일을 '물의 날'로 지정해 기념하고 있다. 수질오염과 물 부족을 극복하려는 인류의 기술도 고도화면서 물 산업은 새로운 성장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물의 날'을 계기로 우리나라 물 산업 현황을 2회에 걸쳐 점검한다.
글로벌 물산업은 연평균 3.2% 성장해 2027년에는 1조800억달러에 이르는 시장으로 성장이 기대된다. 인구증가와 산업화에 따른 물 수요 증가에 따른 것이다. 2030년에나 1조달러를 넘보는 반도체 산업을 훌쩍 넘어서는 그야말로 '녹색 반도체 시장'이다.
환경부는 올해 3대 녹색 신산업을 성장동력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오는 2027년까지 100조원 수주가 목표다. 신산업 중에는 탄소중립과 물 산업 등이 포함됐다. 이 가운데 수상 태양광, 그린 수소, 상수도·하수도·해수 담수화 기술의 스마트화와 소재·부품·장비업체를 위한 초순수 개발 등 물 산업 성장을 한국수자원공사(K-water)가 책임진다.
국내 물 산업은 지난 2020년 기준 매출 46조5726억원, 수출 1조856억원으로 아직 성장 초기 단계다. K-water는 지난 2018년부터 창업지원, 벤처펀드, 테스트베드 제공 등과 동시에 시장 진입과 해외 진출까지 창업 전주기 과정을 지원해 물 산업 육성을 진두지휘했다.
물 산업은 물 공급과 하·폐수 처리 등 전통 산업에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디지털 트윈, 로봇 등 4차 산업혁명 신기술이 융합돼 시장 외형이 커지는 추세다. 특히 데이터 관리·분석 소프트웨어, 관망 관리, 수처리 등 분야에서 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K-water는 관련 기업에 플랫폼과 자금을 지원한다.
K-water는 지난해부터 디지털 워터 플랫폼 '워터라운드(wateRound)' 조성에 나섰다. '워터라운드'는 중소기업, 스타트업, 학계 등 다양한 참여자가 물 문제를 해결할 혁신 솔루션을 쉽고 빠르게 개발하고 세계에 서비스하는 개방형 비즈니스 플랫폼이다. 솔루션 기획 단계부터 제품 개발, 유통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원스톱 지원하기 위해 클라우드 인프라와 마켓 플레이스까지 제공한다. 정부와 K-water는 관련 데이터 개방과 함께 인프라를 구축하고, 기업과 연구소는 데이터와 인프라를 활용해 공동으로 혁신적인 사업을 개발하는 방식이다.
워터라운드 성과는 속속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까지 25건의 물 관련 솔루션이 탄생했다. 또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가전쇼(CES 2023)'에 9개 기업이 참가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타진했다.
K-water는 물 산업 혁신을 위해 자금도 투입한다. 지난 2018년부터 자체자금 약 1000억원을 투입해 2025년까지 4600억원을 목표로 물 산업 특화 지역 혁신펀드를 조성 중이다. 상생 협력기금에 현재까지 112억원을 출연했다. 물 분야 유니콘 기업 배출과 물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투자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
2020년부터는 '대한민국 물산업 혁신창업대전'을 개최했다. 수상팀에게는 K-water가 보유한 인프라와 연계해 실·검증을 지원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물 산업이 향후 K-water 등의 지원과 환경변화에 맞춰 지속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덕준 디쓰리쥬빌리파트너스 대표는 “기후변화에 따른 물 부족과 관리 문제 외에도 각종 산업에서 요구하는 수처리 기술 수요가 갈수록 커져 물 산업 성장이 기대된다”면서 “국내 관련 기업은 아직 성장 초기 단계지만 뛰어난 요소기술과 정보기술(IT) 역량을 갖춰 향후 정부 지원에 따라 큰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