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우리나라를 '시스템 반도체 선도국'으로 도약시키기 위한 청사진을 내놨다. 세계 최대 규모 '반도체 클러스터'를 기반으로 파운드리 경쟁력을 활용해 설계, 후공정 등 생태계 강화에 힘을 쏟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6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주영준 산업정책실장 주재로 '시스템 반도체 분야 수출·투자 전략회의'를 개최하고 이 같은 방안을 논의했다.
산업부는 이날 '시스템 반도체 생태계 강화 이행전략'을 발표했다. 메모리 반도체 세계 1위인 한국이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60%를 차지하는 시스템 반도체에서는 3% 점유율에 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약점으로 지적되는 반도체 설계 분야 기술·기업, 후공정, 전문인력 등 산업 생태계 전반의 경쟁력을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부는 먼저 세계 최대 규모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을 지원전략으로 꼽았다.
경기 용인시에 2㎚ 이하 최첨단 반도체 제조공장 5기를 구축하고, 국내외 우수 소재·부품·장비 및 팹리스 기업, 연구소 등 최대 150개를 유치할 계획이다. 기존 생산단지(기흥, 화성, 평택, 이천 등)와 인근 소부장 기업 및 판교 팹리스 밸리를 연계해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도 구축한다.
생태계 조성 측면에서는 팹리스 육성을 위한 공정 개방 확대 및 첨단공정 지식재산권(IP) 공동 개발을 추진한다. 2035년까지 매출 1조원 팹리스 10개 달성을 목표로 삼았다. 대규모 민간 투자, 연구·개발(R&D)을 기반으로 첨단 패키징을 선도한다는 계획도 담았다.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전력·자동차·인공지능(AI) 등 시장 확대가 예상되는 3대 유망 반도체 기술 분야에 3조원 이상 대규모 R&D를 기획·추진한다. 수요 대기업과 팹리스 간 구매 조건부 공동 프로젝트도 수행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반도체 등 첨단산업 분야 제조시설 신·증설시 세제지원을 최대 25%로 대폭 확대하는 한편 다양한 정책을 마련해 우수 인력 15만명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 상황을 고려해 한국이 강점을 가진 제조공정과 미국의 우수 소부장·설계 간 협력도 타진한다. 텍사스, 실리콘밸리 등 미국 내 반도체 거점 지역에 협력센터를 신설해 한국 기업의 현지 수요발굴, 매칭-검증-마케팅을 집중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