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생활하는 데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기기는 단연 스마트폰이다. 다양한 활동을 하는 가운데 스마트폰은 이제 없어서는 안 될 그 무엇이다. 폰 안에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앱)이 있다.
금융, 소비, 정보수집, 엔터테인먼트 등 개인의 욕구를 해소할 도구로 앱이 사용된다. 최근 분야별로 기능화된 앱이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되고 있다. 이른바 '슈퍼 앱'의 등장이다. 하나의 앱에서 여러 기능을 할 수 있는 서비스를 혼합해서 구동시키는 방식이다.
결제를 포함한 다양한 생활금융서비스를 탑재,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려는 기업이 늘고 있다. 슈퍼 앱 모델은 중국에서 시작됐다. 알리페이, 위챗 등이 대표적이다.
핀테크 기업은 고객들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서비스를 탑재하며 고객 유입을 늘리고 있다. 예를 들어 금융 앱 하나로 식당 예약, 택시 호출, 딜리버리 서비스를 융합하는 등 의식주와 관련된 모든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슈퍼 앱에서 고객 니즈를 선제적으로 파악해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굴비 엮듯 하나로 엮어서 제공하는 시대가 왔다. 마이데이터와도 관련이 깊다,
미국 페이팔과 영국 레볼루트는 고객이 다른 경쟁 업체 앱으로 이탈하지 않고 자사 앱에 머무르게 하기 위해 결제를 포함한 다양한 생활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슈퍼 앱 고도화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Resy(식당예약서비스 기업)를 인수하고 JP모건이 Infatuation(식당리뷰기업)을 흡수하는 등 글로벌 금융기관까지 다양한 이업종 서비스를 자사 앱에 연계하고 있다.
영국 Klarna도 결제를 포함한 고객의 쇼핑 경험을 지원하는 슈퍼 앱 고도화에 한창이다. sofort(독일), BillPay(독일), ShopCo(미국) 등을 인수하며 서비스 국가를 점차 확대하고 있다. 뒤이어 Analyzed(이스라엘), Moneymour(이탈리아), Hero(영국), Toplooks(미국) 등 기업 인수를 통한 종합쇼핑 플랫폼으로 입지를 공고히 다지고 있다.
슈퍼 앱 고도화는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 활용할 수 있게 한다.
결제 데이터는 고객 이해와 맞춤형 서비스 제공에 유용한 자료로 쓰인다. 빅데이터 축적을 통해 고객의 구매 의사결정 과정에 개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고객이 결정할 수 있도록 돕고 행동 변화를 끌어내는 데 초개인화 리워드 프로그램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제 한국도 슈퍼 앱을 통한 마이데이터 고도화가 필요하다. 또 디지털 접근성 확대를 통한 금융 격차 해소 툴로 활용해야 할 때다. 다시 말해 금융포용성 증대에 슈퍼 앱의 순기능을 적극 담아야 한다.
전자 결제 인프라가 미비한 개발도상국의 경우 디지털 인프라 구축을 통해 금융접근성 개선뿐만 아니라 경제발전 도모, 보조금 집행 효율성과 투명성 제고에 활용하고 있다. 이른바 언뱅크드 유입 효과다. 언뱅크드는 금융계좌를 보유하지 않아서 금융서비스 이용 경험이 없는 집단을 지칭한다. 언뱅크드와 종종 함께 언급되는 언더뱅크드는 상대적으로 금융서비스 이용이 제한적인 집단을 의미한다.
온라인쇼핑, 구독경제 등 비대면 경제 활성화로 일상의 소비생활과 소매·유통 산업 지형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스타벅스 사이렌 오더, 아마존 저스트 워크 아웃, 우버 인스턴트 페이 등 혁신 결제 서비스의 도입 노력이 글로벌 기업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결국 슈퍼 앱 모델 부상에 따라 산업 전반에 걸쳐 이 같은 새로운 디지털전환이 이뤄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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