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형사재판소(ICC)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체포 영장을 발부한 가운데, 그와 함께 영장 발부 목록에 이름을 올린 러시아 여성의 행보가 조명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는 ICC 체포 선상에 오른 마리야 리보바-벨로바(38)를 집중 조명하면서 그가 아동 인권을 담당하면서 구조 활동이란 명목으로 ‘아동 납치 정책’을 이어갔다고 보도했다.
지역 정치인으로 처음 정계에 입문한 리보바-벨로바는 러시아 정교회 사제를 남편으로 두고 있는 인물이다. 그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사진을 보면 아이들과 따뜻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어 아동 인권을 담당할 적임자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그는 2021년 러시아 아동인권 담당 위원에 임명된 이후 푸틴 대통령이 맡긴 '임무'를 뻔뻔하게 수행했다. 푸틴의 '임무'란 우크라이나 아동들을 납치해 러시아로 강제 이주시키는 것이었다.
텔레그래프는 "리보바-벨로바는 우크라이나 아동을 납치해 러시아로 강제 이주시키는 '아동 납치 정책'(child abduction policy)을 구조 활동으로 둔갑시켰다"며 그가 ICC 체포 선상에 오른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 1월 러시아 국방채널에는 그가 자신이 러시아로 이주시킨 우크라이나 소녀의 춤과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모습도 포착됐다.
또, 지난달에는 푸틴 대통령 앞에서 우크라이나 마리우폴 출신의 남자 아이를 집장 입양했다고도 밝혔다. 이 아이를 포함해 총 18명이 리보바-벨로바에 입양됐고, 친자녀 5명을 더하면 자녀만 23명에 달한다.
리보바-벨로바는 ICC의 체포 영장을 놓고 "국제 사회가 우리의 아동 보호 노력을 높이 평가했다"며 "특히 푸틴 대통령과 같은 팀이라 좋다"며 뻔뻔한 반응을 이어갔다.
한편, 푸틴은 체포영장 발부 하루 만에 크림반도와 우크라이나 내 자국 점령 도시들을 예고 없이 방문하는 행보를 보였다.
러시아 측 미하일 라즈보자예프 세바스토폴 시장은 “(푸틴) 대통령은 사람을 놀라게 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며 “대통령은 차를 직접 운전해서 세바스토폴로 왔고, 어린이센터의 미술학교 공식 개관식에 참석했다”고 전했다. 방문지에 어린이센터가 포함된 이유는 그가 전범으로 기소된 혐의 가운데 ‘아동 납치’가 포함됐기 때문에 자신의 결백과 건재를 과시하기 위한 차원으로 분석된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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