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회생, 산업이 답이다] <7>이장우 대전광역시장

#저출산·고령화 문제는 대한민국 미래를 위협하는 가장 큰 위기 요인이다. 위기는 거의 모든 국토를 아우르지만 특히 지방의 추세가 가파른 것이 문제다. 급기야 '지방소멸'은 현실로 다가왔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소멸이 아닌 회생을 위한 정책에 사활을 걸고 있는 배경이다. 지방회생의 해답은 산업에서 찾아야 한다. 튼튼한 산업 기반이 사람을 모이게 하고, 지역을 회생시키는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전자신문은 산업 활성화를 위한 지자체의 진로를 탐색하는 '지방회생, 산업이 답이다' 특별기획을 마련했다. 지방을 위한 '영업사업'으로 뛰고 있는 지자체장들의 생생한 목소리와 정책으로 회생의 길을 모색한다.

이장우 대전시장이 전자신문과의 단독인터뷰에서 대전의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대전시청 제공
이장우 대전시장이 전자신문과의 단독인터뷰에서 대전의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대전시청 제공

'일류경제도시 대전'

이장우 대전시장이 취임 이후 목표로 삼은 캐치프레이즈다. 다른 시·도와 다르게 흔한 영어도 없는 다소 투박한 문구다. 그러나 이 시장은 취임 이후 '일류경제도시' 구축을 위해 묵묵하게 자신만의 길을 걸어왔다. 노력의 결과는 일찌감치 나왔다. 최근 대전시 유성 도안신도시 인근 교촌동 일원 530만㎡(160만평)가 나노·반도체 국가산업단지로 최종 선정됐다. 당선 이후 만 1년도 채 되지 않은 시점이다. 자신의 공약이었던 산업단지 500만평 조성과 미래산업 육성을 비롯해 '노잼 도시' 탈피를 위해 매일매일 뛰고 있는 이 시장을 만났다.

이장우 대전시장이 전자신문과의 단독인터뷰에서 대전의 미래먹거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대전시청 제공
이장우 대전시장이 전자신문과의 단독인터뷰에서 대전의 미래먹거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대전시청 제공

-대전시장이 된지 약 8개월이다. 그간의 성과를 얘기해 달라. 또 지난해와 올해 시정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취임 후 짧은 기간 동안 시민들의 지지와 응원으로 많은 성과를 이뤘다. 가장 큰 성과는 방위사업청의 대전 이전이 확정된 것이다. 방위사업청은 연간 예산이 16조7000억원이다. 직원도 1600여명이다. 앞으로 대전은 방위산업 핵심 도시로 성장할 것이다. 또 우주클러스터 3각 체제 연구개발·인재양성 특화지구 확정과 2027년 하계 세계대학경기대회 대전·충청 공동유치 등으로 대전의 국제적 입지도 높아졌다.

지난해에는 '일류경제도시 대전'을 위한 청사진을 마련하는데 주력했다. 올해는 민선 8기 시정이 실질적으로 시작되는 원년이다. 본격적으로 시정 추진에 박차를 가할 시기다. 기업 유치를 위한 산업단지 500만평 조성과 나노·반도체와 우주항공, 바이오헬스, 국방 등 미래 4대 핵심전략산업 성장판 확대 등 일류 경제도시 발전을 위해 혼신을 다할 것이다.

-미래산업 육성 측면에서 다른 지자체와 달리 대전시만이 가진 경쟁력은 무엇인가.

▲대전시는 대덕특구 출연연과 KAIST 등이 밀집한 과학기술의 요람으로 지난 50년간 대한민국 경제성장을 견인해왔다. 세계 최초 CDMA 상용화(ETRI), 하나로 건설(원자력연), 누리호 발사(항우연), 휴보(KAIST), 인공태양 K-STAR(핵융합) 등의 성과가 있다.

대덕특구가 보유한 우수한 기술 역량과 함께 방위사업청 이전, 우주산업 클러스터 3각 체제 확정으로 이제는 우주국방 산업기술의 국제적 메카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됐다. 앞으로 대전시와 대덕특구, KAIST 등은 '원팀'으로 나노·반도체, 우주, 국방, 바이오헬스 등 4대 핵심전략산업을 육성하게 될 것이다. 특히 대덕특구의 기술을 미래산업 먹거리로 만들고 이를 전 세계로 확산시키는 '실증 테스트베드 대전'을 만들 것이다.

이장우 대전시장이 전자신문과의 단독인터뷰에서 일류경제도시 대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대전시청 제공
이장우 대전시장이 전자신문과의 단독인터뷰에서 일류경제도시 대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대전시청 제공

-많은 지자체들이 첨단산업 육성과 대기업 유치에 나선 상황에서 대전시의 특화 전략은.

▲첨단산업을 육성하고 관련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기업 성장에 필요한 토지와 금융투자 등 지원 기반 강화가 절실하다. 우선 산업용지 500만평 확보가 최우선이다. 산업용지 조성을 효율적이고 계획있게 추진해 국방산업과 나노·반도체와 우주항공, 바이오헬스 등 미래전략 핵심산업과 관련된 대기업과 유망기업을 적극 유치할 것이다.

또 기업금융 중심은행의 징검다리 역할을 할 대전투자청을 설립해 기업투자 유치를 지원할 계획이다. 대전투자청은 전국 최초로 펀드와 저금리 여신을 아우르는 공공형 복합기업 금융기관으로 설립할 계획이다. 시에서 먼저 공적자금 500억원을 출자하는 방식으로 설립자본금을 마련할 예정이다. 물론 민간자금도 확보할 것이다.

최근 나노반도체 국가산업단지로 최종 선정된 대전시 유성구 도안신도시 인근 교촌동 일원의 모습. 해당 지역의 530만㎡(160만평)가 나노반도체 국가산업단지로 최종 선정됐다. 대전시 제공
최근 나노반도체 국가산업단지로 최종 선정된 대전시 유성구 도안신도시 인근 교촌동 일원의 모습. 해당 지역의 530만㎡(160만평)가 나노반도체 국가산업단지로 최종 선정됐다. 대전시 제공

-대전시가 최근 나노·반도체 국가산업단지로 선정됐다. 의미와 앞으로의 계획을 설명해달라.

▲국토교통부는 반도체·미래차·우주·원전 등 첨단산업 생산거점을 확보하기 위해 총 4076만㎡(1240만평) 규모의 15개 국가산업 단지를 선정했다. 대전시는 유성 도안신도시 인근 교촌동 일원 530만㎡(160만평)가 나노·반도체 국가산업단지로 최종 선정됐다. 그동안 대전시는 전체 면적의 56.4%가 개발제한구역이어서 대규모 지역개발 사업에 어려움이 많았다. 실제 이번 공모 부지도 신청면적의 81%가 개발제한구역이나 농지전용 등 토지이용규제로 좌초될 위기를 겪기도 했다. 그렇지만 관계부처를 설득해 이를 해결할 수 있었다. 대전에 들어설 나노·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의미는 대전의 첫 국가산단으로 지정됐다는 점과 동시에 역대 최대 규모라는 것에 있다. 또 양질의 일자리 창출 효과를 일으키는 분수령이 될 것이며 이를 통해 지역경제 구조를 탈바꿈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대전시는 국가산단을 기반으로 나노·반도체와 우주항공 산업을 적극 육성할 계획이다. 우선 국내 최고 수준의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테스트베드를 구축하고 나노·반도체 종합연구원을 설립하는 등 첨단벤처 산업과 청년 창업을 지원할 예정이다. 또 국가 경쟁력을 높일 신부가가치 산업으로 우주항공산업 분야 특화단지도 적극적으로 육성할 것이다. 이번 국가산업단지 선정은 생산유발효과 6조2000억원, 취업유발 효과 3만5000여명 등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예상된다.

올해 하반기까지 산업단지 조성 사업 시행자를 선정하고 개발계획 수립을 할 예정이다. 예비타당성조사와 개발제한구역 해제 등 행정 절차를 신속하게 추진하겠다.

물론 여기에서 멈추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 신규산업단지는 500만평+α로 조성해 제2 대덕연구단지로서 대덕특구의 연구성과 실증·사업화 등을 적극 지원하겠다. 신규 산업단지 개발은 기존처럼 연구개발 중심에서 벗어나 산업구조 트렌드에 부합하고 기업 수요에 충족하도록 조성하겠다. 특히 30만평 이하 규모의 특화형 산업단지로 조성하는 방식으로 기존 10년 이상 소요되던 공급기간을 최단 3년(최장 8년)까지 단축해 추진하겠다.

이장우 대전시장이 전자신문과의 단독인터뷰에서 대전의 비전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대전시청 제공
이장우 대전시장이 전자신문과의 단독인터뷰에서 대전의 비전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대전시청 제공

-대전시의 지속가능 성장을 위해 해결해야 하는 과제나 중앙정부 규제에 대한 생각은.

▲대전시는 그린벨트가 전체 면적의 56.3%(539.7㎢ 중 303.933㎢)를 차지하고 있다. 도시 발전에 지장을 초래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다. 다행히 정부가 이번에 지방정부의 그린벨트 해제 권한을 현재 30만㎡ 이하에서 100만㎡ 미만으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그린벨트 해제 권한 확대가 시행되면 대전시가 일자리 창출을 위한 산업용지 확보 등 그린벨트를 활용한 도시 발전에 큰 도움 될 것이다.

3월 확대간부회의에서도 도로에 편입되거나 사실상 그린벨트로 실효성이 없는 부지에 대해 전면조사해 적극적으로 해제하도록 지시했다. 특히 '서남부 스포츠타운'과 '탑립·전민 특구개발사업'의 경우 사업기간 단축과 비용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대청호 유역도 서울 수도권 팔당호보다 규제가 매우 강하다. 상수원 오염수도 철저하게 관리하되 동구와 대덕구 등 호반 인근 주민들의 재산권 피해도 최소화해야 한다. 전원주택과 청소년 수련시설, 호텔 건립 등도 완화해서 시민들이 자연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 밖에도 과학중심도시로서 첨단 산업에 대한 규제를 과감히 풀어줄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대전이 국방혁신 클러스터 산업중심도시로서 드론 특별자유화 구역임에도 한국원자력연구원 등이 위치한 관계로 비행금지구역이 광범위하게 규제돼 있다. 대전에서만큼은 첨단 기업들이 무한한 도전을 할 수 있는 실험의 장이 되도록 행정적·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

이장우 대전시장이 전자신문과의 단독인터뷰에서 대전의 미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대전시청 제공
이장우 대전시장이 전자신문과의 단독인터뷰에서 대전의 미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대전시청 제공

-대전시가 오는 8월 개최할 '0시 축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들었다.

▲대전을 누가 '노잼도시'라고 그랬다더라. 최초에 대전시를 노잼도시라고 한 범인을 잡으려고 했는데 못 잡았다. (웃음) 사실 대전은 노잼도시가 아니지만 어쨌든 그런 표현이 나온 건 좋은 게 아니다. 대전은 재미와 장점이 많은 도시다. 결국 기폭제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경제활성화형 축제를 마련하게 됐다. 역발상이다. 한여름밤 바닷가나 산이 아닌 도심 한복판의 한여름밤 축제를 뜨겁게 치를 예정이다. 시민들 일부만이 즐기는 게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가 참여하는 축제로 치러질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첫 번째 행사여서 서투를 수도 있고 아쉬운 점이 있을 수도 있다. 축제가 끝나면 문제점을 보강해 세계적인 축제로 키울 생각이다.

올 여름엔 휴가를 다른 데 가지 말고 대전으로 오셨으면 한다. 광복절 전후로 0시 축제를 치를 계획인데 이때는 밤과 새벽까지도 날씨가 후끈하다. 물론 교통통제 등으로 인한 시민 불편을 최소화할 것이며 안전 확보를 위해서도 노력할 계획이다.

-지방자치가 변곡점에 서 있다. 지방자치 대전환을 위한 대전시만의 전략은?

▲이제는 중앙정부가 지방을 통제하던 시대는 지났다. 대전시를 비롯한 지방자치단체의 역량이 과거와 다르다. 이들은 세계무대를 향해 도시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일류경제도시 대전을 만들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에만 의존해서도 안 된다. 지방자치 말 그대로 지방 스스로 자생력을 키워나가야 한다. 앞으로 대전시는 첨단전략산업과 관광산업을 집중육성 할 계획이다. 나노·반도체, 우주, 국방, 바이오헬스 등 첨단핵심전략산업을 집중 육성하기 위해 이와 관련한 대기업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와 함께 원도심 르네상스를 일으킬 경제형 축제이자 세계적 문화축제로 '대전 0시 축제'를 개최해 전 세계 젊은이들이 함께 즐기고 지역 경제 발전 도모할 예정이다.

-고유가, 고물가, 난방비 폭탄 등으로 서민들이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많은 시민과 국민이 희생했다. 가장 피해가 컸던 서민과 소상공인 등을 위한 대전시만의 정책은 무엇인가.

▲대전시는 한파와 난방비 상승으로 어려운 취약계층과 사회복지시설, 경로당에 긴급 난방비를 지원했다. 이번 지원은 재해구호기금을 활용해 마련했으며 총 73억9000만원을 긴급 투입했다. 우선 기초수급자 등 취약계층에 총 70억원을 지원했고 사회복지시설 340여개소에 규모에 따라 총 2억2000만원을, 경로당 825개소에는 총 1억7000만원을 추가지원하기로 했다. 또 지난 2월 초 소상공인 실태조사 결과 많은 소상공인이 난방비 폭탄에 직면, 매출 감소를 호소했다. 이에 따라 긴급 예비비 총 73억원 예산을 확보해 오는 4월까지 음식업, 숙박업에 해당하는 식품공중위생업 3만6000여개소에 각 20만원씩 지원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음식업 등 도시가스 비용이 많이 드는 소상공인 업종은 3개월간 가스요금 납부 유예를 추진하고 있다.

이장우 대전시장이 전자신문과의 단독인터뷰에서 대전의 주요사업 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대전시청 제공
이장우 대전시장이 전자신문과의 단독인터뷰에서 대전의 주요사업 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대전시청 제공

-대전시가 어떤 지자체로 자리매김하길 바라는가. 또 시민에게 강조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대전은 인구가 150만여명이지만 단지 인구 늘리기만이 능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바로 지금 대전시민이 대한민국 최고로 살기 좋은 도시, 경제·문화적으로 부유한 도시로 시민 만족도를 높이는 게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청년에게 일거리, 놀거리가 가득하고, 자녀 양육에 아낌없이 지원하는 도시로 만들어야 한다.

지난해 통계에서 유의미한 지표가 있었다. 전국 광역지자체 중 대전만이 유일하게 서울에서의 전·출입 인구이동이 균형을 이룬 도시였다는 점이다. 이는 대전이 서울과 견주어 도시 경쟁력이 있고 무한한 성장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나를 비롯한 대전시 공직자들이 신발 끈을 고쳐 매고 시민의 이익을 위해 혼신을 다하겠다.

대전은 어마어마한 도시다. 또 깜짝 놀랄 게 너무 많은 곳이다. 대전이 앞으로 용의 발톱을 드러낼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이장우 대전시장이 전자신문과의 단독인터뷰에서 대전의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대전시청 제공
이장우 대전시장이 전자신문과의 단독인터뷰에서 대전의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대전시청 제공

◇이장우 대전시장은

이장우 대전시장은 재선(20·21대) 의원 출신으로 대전 동구청장을 지내는 등 국회와 지자체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특히 당내에서는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을 거치며 대변인, 대전시당 위원장, 최고위원 등 주요 당직을 역임하는 등 정치력도 인정받았다. 이 시장은 취임 이후 그동안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일류경제도시 대전'이라는 목표를 세웠고 결국 대전시 유성 도안신도시 인근 교촌동 일원에 나노반도체 국가산업단지 160만평의 유치를 이뤄내며 또 다시 능력을 증명했다. 이 시장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미래산업 육성을 통한 미래도시 대전을 위해 지금보다 더 뛰겠다는 각오다.

대전=

최기창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