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가 자사 플랫폼에 이동통신(MNO) 사업자인 LG유플러스 상품도 함께 품었다. 토스는 자회사 토스모바일을 통해 지난달 알뜰폰(MVNO) 사업을 개시했다. 기존 금융 플랫폼 입지로 확보한 고객에게 다양한 통신 상품을 소개하고 연결하는 '통신 플랫폼'으로 거듭나려는 의지로 해석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비바리퍼블리카(토스)는 통신판매중개업자 라이선스를 활용해 LG유플러스 다이렉트 요금제 2종을 애플리케이션(앱) 내에서 이용자가 가입할 수 있도록 온라인 지점을 이달 오픈했다.
토스를 통해 가입할 수 있는 LG유플러스 요금제는 '5G 다이렉트 65'와 '5G 다이렉트 37.5' 2종이다. 상위 요금제 가입자에게는 24개월 요금제 유지 시 사은품으로 스마트 디바이스(갤럭시워치5) 또는 넷플릭스·유튜브 프리미엄 이용권이 제공된다. 이 밖에 토스와 LG유플러스가 4000원 상당의 토스포인트도 매달 지급한다.
간편하고 직관적인 사용자환경(UI)으로 호평받은 토스모바일 알뜰폰 가입 프로세스를 상당 부분 LG유플러스 신규가입·번호이동에도 그대로 이식했다. 실제 토스모바일의 알뜰폰 요금제는 다른 사업자 요금제에 비해 저렴하지 않다는 지적이 많았음에도 심리스(Seamless)한 가입 과정이 경쟁력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LG유플러스가 토스 앱 내 입점 형태로 서비스가 제공되기 때문에 토스모바일의 유심칩 이륜차 배송 등은 제공되지 않는다. 고객 문의 역시 LG유플러스 고객센터가 직접 담당한다.
이번 토스와 LG유플러스 협력은 부족한 토스모바일 요금제 라인업을 보충하기 위해서라는 해석이 힘을 얻는다. 토스모바일이 내놓은 알뜰폰 요금제 4종은 모두 4세대(4G)인 롱텀에벌루션(LTE) 상품만 있지만 이번에 추가된 LG유플러스 다이렉트 요금제는 모두 5G 요금제다.
금융 플랫폼이 자사와 경쟁사 금융상품을 한 플랫폼에서 함께 판매한 사례는 있어도 모바일 요금제는 이례적이다. 금융상품은 리스크 분산 차원에서 다양한 상품을 동시에 가입할 수 있지만 모바일 회선은 고객 1명당 한 회선만 이용하는 것이 통상적이기 때문이다.
이는 토스모바일이 알뜰폰으로 유치한 고객을 외려 LG유플러스에 내줄 수 있음을 의미한다. 3개월의 오픈 프로모션 이후 토스 요금제는 현재 대비 가격대가 높아진다. 추후 KT를 포함한 다른 MNO 사업자 제휴를 유치하거나 토스모바일 자체로도 플랫폼 내에서 직접 경쟁이 발생할 수 있다.
토스 관계자는 “모바일 금융 플랫폼으로 MVNO 요금제뿐만 아니라 MNO 요금제를 원하는 고객에게도 다양한 상품 가입이 가능하도록 기회를 여는 차원”이라면서 “KT·SK텔레콤과의 제휴는 현재 확정된 바 없다”고 설명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