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가 구글 인앱결제 강제에 따른 음악스트리밍 저작권료 상생안 적용을 위한 막바지 조율에 나섰다.
구글은 지난해 6월부터 인앱결제 또는 앱내 제3자 결제방식만 허용하고 최대 30% 결제수수료를 부과했다. 이에 따라 음악스트리밍 사업자 부담이 늘어났다. 결제수수료 인상 부담을 줄이기 위해 불가피하게 인상한 월 구독료가 전체 매출을 늘려 저작권료 부담도 증가하는 구조다.
현재 음악저작권료는 사업자별 전체 매출액의 65% 산식으로 책정하고 있다. 음악스트리밍 사업자가 인앱결제 요금을 인상, 매출액이 증가하고 저작권료 부담이 늘어나는 산식이다. 늘어난 매출이 고스란히 구글에 수수료로 납부된다는 점에서 기존 산식을 고수하면 사업자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10차례 논의 거쳐 중재안 도출
문체부는 음악스트리밍 사업자 애로사항을 고려해 지난해 4월부터 상생방안 마련을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 협의체에는 멜론, 지니뮤직, 플로, 벅스 등 주요 사업자와 한국음악저작권협회,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 한국음반산업협회, 함께하는저작인협회 등 주요 음악저작권단체가 참여했다.
문체부와 사업자·권리자단체는 현재 창작자에 지급되는 저작권료 규모는 감소하면 안된다는 것을 전제로 협의에 돌입, 총 10차례 논의를 거듭했다. 초안으로 전체 매출액에서 결제수수료를 제외하되 사용요율을 68.4%로 상향하는 방안을 수립했다. 기업 부담은 줄이되 저작권료 규모 유지 차원이었다.
그러나 인앱결제 강제에 따른 사업자 부담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반론에 2년간 한시 적용하는 방안으로 추가 조정했다. 이후 결제수수료 제외에 대해 지속되는 이견을 고려, 총 매출액 개념과 권리자 요율을 기존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대신 2년 한시적으로 인앱결제 상품 정산 시 PC 웹 상품 가격을 적용, 정산하는 것으로 중재안을 도출했다. 인앱결제 수수료에 따른 인상분이 전체 매출에서 제외돼 사업자 부담을 줄이고 창작자에 지급되는 저작권료는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할 수 있는 해법이다.
해당 중재안은 한국저작권위원회 심의 결과, 저작권법령에 위배되는 바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문체부는 상생 차원에서 중재안을 마련한 만큼 확정 발표 전 사업자와 권리자단체 의견을 최대한 청취하고 조율한다는 계획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마지막까지 이견을 좁히는 것도 정책당국으로 해야 할 일”이라며 “음저협 성장과 함께 국내 저작권 법·제도가 성숙했고 음저협이 큰 저작권단체 중 하나인 만큼 저작물 이용 활성화와 사업자와 상생 등을 고려, 대승적인 차원에서 결단을 내리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사업자·권리자 '수용'…음저협 이견
음악스트리밍 사업자는 문체부와 공동 도출한 상생안에 동의했다. 음악저작권료 부담이 늘어나면 경영 상황이 악화, 세계적인 경기 불황과 맞물려 일부 사업자가 서비스를 중단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1위 사업자인 멜론 영업이익률은 11~13% 수준이나 지니뮤직 등 다른 사업자는 5% 안팎에 불과하다. 경영이 악화되면 사업 중단을 결정할 수 있다. 업계는 서비스 종료 등으로 음악저작물 이용이 줄면 저작권료도 감소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소탐대실'이 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음실련, 음산협, 함저협과 한국음악콘텐츠협회가 참여 중인 음악권리자연합도 문체부 안을 지지했다. 음악시장 공정성 훼손을 방지하고 시장 다양성을 확보해 저작권자 협상력을 높일 것이라고 보고 있다.
문체부와 공동 도출한 상생안이 우리나라 음악시장 발전에 일조하는 합리적 의사결정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권리자 이익만을 위해 음악시장 발전에 제동이 걸리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인앱결제 수수료라는 시장 변화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소비자 가격만으로 저작권료를 비례 징수하는 상황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부연했다.
음악권리자연합 관계자는 “문체부 상생안은 약 1년간 권리자와 사업자가 논의를 통해 도출한 합의”라며 “사업자가 폐업하면 저작권자에게 돌아갈 몫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또 구글 등 앱마켓이 인앱결제 강제와 수수료 인상으로 공정경쟁을 방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에 음저협은 기본적으로 수수료에 의한 사업자 손해를 창작자가 대신 부담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가 실제 사업자에 부담으로 작용했는지 확인하는 게 먼저라고 밝혔다.
현재 산정방식이 유지되면 음저협 회원인 작곡가와 작사가에 돌아갈 저작권료가 늘어난다는 것도 고민이다. 인앱결제 요금 증가로 음악저작권료 재원인 사업자 매출액이 증가, 창작자에 돌아갈 저작권료가 늘어나는 상황이다. 상생안을 수용할 경우 창작자 이익을 저해하는 행위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
또한 국내 사업자가 빠르게 성장하는 유튜브뮤직을 견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구글 인앱결제를 비판하기 위해 저작권료 부담 가중을 이슈화하는 게 아닌지 의구심을 갖고 있다.
음저협 관계자는 “상생안을 무조건 반대하겠다는 게 아니다”며 “문체부·사업자와 회의 때 수차례 밝혔듯 인앱결제 수수료 인상 이후 사업자 부담이 얼마나 늘었는지 데이터를 함께 확인하고 늘어난 부담만큼 대안을 마련하는 게 순서”라고 강조했다. 실제 음악스트리밍 사업자 부담이 확인되면 상생안을 받아들이거나 새로운 대안을 모색할 수 있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