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세수 감소 폭이 전달보다 커지면서 올해 국세수입이 정부 계획보다 덜 걷힐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3월에 납부된 법인세가 정부 전망 대비 얼마나 걷히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2일 관계 당국에 따르면 2월까지 누적 국세수입은 작년보다 크게 감소했다. 또 세입 진도율도 2006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해 세수 부족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2월까지 누적 국세수입은 54조200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5조7000억원 감소했다. 이는 역대 최대 감소 폭이다. 1월 세수 감소 폭은 6조8000억원이었는데 2월에는 9조원으로 감소 폭이 더 커졌다. 국세수입 예산 대비 진도율은 13.5%로 최근 5년 평균 진도율(16.9%)을 훨씬 밑돌았다. 2월 누적 기준으로는 2006년(13.5%) 이후 최저다. 세수 진도율이 하락했다는 건 그만큼 세금이 더디게 걷히고 있다는 의미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1~2월의 경우, 2021년 실시한 세정지원으로 이연된 세수가 있는 만큼 이를 제외할 경우 실제 감소 폭은 6조9000억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정정훈 기재부 조세총괄정책관은 “기저효과, 4분기 이후 경기 둔화, 자산시장 침체 지속 등이 겹쳤다”라고 말했다.
올해 세수 상황은 3월 납부된 법인세가 가를 전망이다. 정부가 지난해 예산안과 함께 공개한 2022~2023년 국세수입 전망에 따르면 올해 국세수입은 400조4570억원으로 예상된다. 이 중 법인세는 104조9969억원으로 전망했다. 이는 2022년 연간 법인세수인 103조5704억원보다 소폭 증가하는 수준이다. 정부는 경기 둔화와 중간예납 이연세수 기저효과가 있어 작년과 비슷한 수준의 법인세가 걷힐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최근 경제 상황은 법인세수에 우호적이지 않다. 정부가 세입예산을 짠 시점에 예상한 것보다 4분기 경기가 빠르게 냉각됐다는 변수가 생겼다.
법인세는 상위 5% 법인이 전체 세수의 약 90%를 내는 구조다. 상위 기업들이 어려워질수록 세수 감소도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CEO스코어는 지난해 4분기 국내 상위 500대 기업 중 상장사인 262개 대기업의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69.1% 감소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반도체를 비롯해 IT, 전기전자 업종의 실적 하락이 두드러졌다.
특히 반도체 부진이 올해 들어서도 지속되고 있다. 통계청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 2월 전산업생산은 전월보다 0.3% 늘었지만 제조업 생산은 3.1% 감소했으며, 특히 반도체 생산은 17.1% 하락했다.
정 정책관은 “올해 세수는 2분기 이후 경기 흐름이 좌우할 것”이라며 “하반기 이후 경제가 회복되면 세수 부족분을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다현기자 da2109@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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