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렌즈를 착용한 교육생이 “오일탱크 설치”라고 말한다. 대형 스크린과 홀로렌즈 안에는 항공기 오일탱크 3차원(3D) 영상이 나타난다. 음성으로 설비가동·정비 방법에 대한 설명이 흘러 나온다. 디지털 트윈으로 구현된 B737-800NG 항공기에서 3D 영상과 음성, 가상 촉각을 활용해 실감나게 구조를 익힌다. 3D 영상 내 부품에 표시나 노트를 하면서 생동감 있는 원거리 강의도 가능한다.
인하대 학내 벤처로 출발한 증강지능(AK)이 항공정비를 손쉽게 할 수 있도록 개발한 클라우드 기반 교육콘텐츠 'AK뷰'(AK View)와 인공지능(AI) 기반 정비교육 솔루션 'AK고'(AK Go)를 5일 선보였다.
AK는 B737-800NG 기종 기반의 콘텐츠를 완성, 효용성을 입증하며 본격적인 해외 진출을 노리고 있다. 한국전파진흥협회(RAPA)도 기술 가능성을 확인, 수억원을 지원했다.
조근식 AK 대표(인하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캐나다 항공정비학교, 유력항공사와 항공정비교육(MRO) 제공 계약을 위한 막바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항공 분야로 시작한 AI·디지털트윈 기반 교육 솔루션 가능성은 무궁무진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AK뷰는 AI와 확장현실(XR) 기술을 융합해서 디지털트윈으로 항공기를 제작한 콘텐츠다. AK뷰클라우드 기반 웹사이트에 접속해서 항공기 부품을 검색하자 실제와 같은 오일탱크, 엔진룸, 콕핏(조종석) 등이 모두 가상세계에 구현된다. 단순 항공기 구조 재현에 그치지 않는다. 조종석에서 외부 엔진 화면을 띄우고 버튼을 누르자 엔진이 가동되는 모습이 시연, 항공기 작동원리를 입체적으로 알 수 있다. 줌과 웹사이트를 연동한 강의도 가능했다.
AK고는 이 같은 교육 콘텐츠를 기반으로 AI와 대화하며 개인용컴퓨터(PC), 가상현실(VR), 홀로렌즈2 등 다양한 기기를 활용해 항공기 정비를 교육할 수 있도록 했다. PC에 홀로렌즈2를 연결하고 음성으로 명령을 내리자 마치 내비게이션을 실행시킨 것처럼 음성으로 부품에 대한 작동방법, 기능 설명이 진행된다.
조 대표는 “세계 MRO의 패러다임을 바꿀 솔루션”이라면서 “1대에 1000억원 이상 하는 항공기를 방 안에 띄워 놓고 AI와 대화하며 교육하는 서비스가 세계 최초로 탄생했다”고 강조했다.
MRO를 위해 국내 법규상 항공정비학교는 항공기 3대 이상을 의무로 비치해야 한다. 그러나 교육기관에서는 비용 때문에 운항하지 않는 소형 항공기나 사용하지 않는 구형 항공기를 형식적으로 비치함으로써 공간만 차지하고 제대로 된 교육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조 대표는 “AK 항공정비교육을 이용하면 항공기 비용 절감은 물론 10만쪽에 이르는 정비 매뉴얼을 들고 다니지 않아도 돼 편리하다”면서 “실제 이용해 본 항공 정비사들은 무엇보다 교육시간과 실수를 줄이는 입체적 교육으로 효과가 높다는 점에 놀라워했다”고 말했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