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테인&] '파격 넷플릭스-담백 디즈니+' 왜 그럴까?

사진=전자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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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디어 환경은 유튜브·OTT를 중심으로 움직인다. 대중의 참여소통 의지를 보여주는 숏폼과 함께 기존 지상파·케이블의 다양한 제약을 뛰어넘는 모바일 콘텐츠들의 존재감은 날로 굳건해진다.

이 가운데 외산 OTT를 대표하다시피 한 넷플릭스와 디즈니+(디즈니플러스)의 콘텐츠 컬러는 늘 관심대상이 되곤 한다. 파격적인 '매운 맛'의 넷플릭스, 담백하지만 확실한 맛의 디즈니+. 이들의 차이는 어디에서 비롯되고 발전한 것일까? 언론보도와 플랫폼 콘텐츠를 토대로 넷플릭스와 디즈니+의 콘텐츠컬러를 살펴봤다.



넷플릭스와 디즈니+의 콘텐츠 컬러 차이는 사실 기업 출발점에 따른 기본모토와 주 공략층에 따른 것이라 할 수 있다.

[엔터테인&] '파격 넷플릭스-담백 디즈니+' 왜 그럴까?

우선 출발점부터 보자. 넷플릭스는 1997년 초창기 온라인 DVD 대여점에서 출발해, 2000년대 인터넷 발전을 토대로 콘텐츠 스트리밍 서비스를 진행하며 성장한 기업이다. 국내외 유선방송사업자(SO)처럼 콘텐츠 제작보다 플랫폼의 유입이나 유통이 중요 사업구조다.

반면 디즈니+를 운영하는 월트디즈니는 100년의 콘텐츠 명가다. 대표 캐릭터인 미키마우스를 비롯한 인어공주, 알라딘, 라이온킹 등 애니메이션을 기반으로, 스타워즈의 루카스필름, 마블스튜디오, 21세기 스튜디오 등 소위 레이블들에서 제작되는 콘텐츠 IP가 핵심이다.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아태지역 제공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아태지역 제공

이것이 곧 콘텐츠 유통방식의 차이로 이어진다. 우선 넷플릭스는 직접제작보다는 제작사 파트너십을 통한 유력 콘텐츠의 안정적이면서도 빠른 수급을 필요로 한다. 이를 위해 제작사들의 표현허용과 지원폭 확대는 물론 화제성 높은 매운 맛 콘텐츠 선별을 통해 서비스 동력이 될 글로벌 대중의 유입을 보다 적극적으로 이끈다.

디즈니+는 콘텐츠IP를 직접 만드는 월트디즈니 플랫폼답게 대중에게 비쳐질 콘텐츠 퀄리티와 시청환경 등 콘텐츠 그 자체에 집중하는 경향이 크다. 돌비애트모스, IMAX 등 화질이나 사운드 등 폭넓고 수준높은 지원폭 자체가 그를 입증한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사진=넷플릭스 제공

이처럼 넷플릭스와 디즈니+의 큰 컬러감 차이는 플랫폼과 제작사라는 각각의 기업태생과 그에 따르는 능동성 면에서 발생한다.

또 하나의 콘텐츠 컬러차이 기준은 타깃 고객범위다. 넷플릭스는 기업태생부터 현재까지 핵심고객 범위는 개인이다. 특히 글로벌 네트워크와 스마트폰 등 완벽한 개인 시청환경이 형성된 현 시점에서는 개인마다의 수요충족은 물론 다수 대중이 공통적으로 인정할 법한 고자극 콘텐츠의 필요성을 더욱 느끼게 되는 것이다.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반면 디즈니+는 '가족 중심의 콘텐츠'라는 100년 디즈니의 기본 콘텐츠 모토에서 보듯, 아직까지 타깃 고객범위가 개인과 가족을 모두 아우른다. 물론 OTT 트렌드에 맞춤과 더불어 폭넓어진 시청환경에 부합하는 플랫폼으로서 출발한 것이 사실이지만, 모회사 디즈니의 기본철학을 완벽히 거스르지는 못한다. 이에 콘텐츠 컬러 또한 자극성이 다소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이와 함께 콘텐츠 투자방식의 차이도 한몫한다. 일선 제작사들의 말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투자는 IP를 양도받는 대신 파트너의 제작과정에 전반에 과감하게 펼쳐지는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디즈니는 콘텐츠 표현법이나 장면표현 등 콘텐츠 제작사 기반경험이 주는 노하우를 바탕으로 보수적인 투자형태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진다.

[엔터테인&] '파격 넷플릭스-담백 디즈니+' 왜 그럴까?

이에 따라 각 콘텐츠들이 앞서 언급한 기본 방향성이나 고객수요 등 해당 기업들의 기업 정체성을 갖게 되고, 그에 따른 표현자유도나 적극성 측면의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요컨대 넷플릭스와 디즈니+의 콘텐츠 컬러감의 차이는 기본전략과 타깃 범위, 투자방식 등 산업 저변과 연계된 각 기업들만의 노하우에서 발생한다.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모바일시대로 활짝 열린 콘텐츠 시장에서 글로벌 기업들의 잰걸음이 다양한 성격으로 펼쳐지는 지금, 외산플랫폼에 대항해 티빙, 왓챠, 웨이브 등 국내 플랫폼은 물론 지상파, 케이블 등의 채널, 제작사에 이르기까지 국내 콘텐츠 업계에 이르기까지 각 기업들의 전략방향성 또한 그에 맞는 능동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강동한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 총괄 VP는 올해 초 라인업공개와 함께 “지속적 투자와 실험을 통해 오직 넷플릭스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최상의 경험과 가치를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루크 강 월트디즈니 컴퍼니 아태지역 사장은 지난해 DCS2022(디즈니콘텐츠 쇼케이스 2022)를 통해 "디즈니는 독자적인 스토리와 캐릭터를 통해 글로벌 문화에 자리매김했다. 2023년에도 세계 최고 스토리를 바탕으로 소비자들에게 감동과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신문인터넷 박동선 기자 (d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