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누티비, 전용 앱까지…과기정통부·문체부·업계, 발만 동동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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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사이트 '누누티비'가 안드로이드 응용 프로그램 패키지(APK)를 배포하기 시작했다. 정부의 인터넷 주소(URL) 접속 차단 조치를 무력화한 셈이다. APK 단속은 사실상 불가능해 정부와 업계는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실정이다.

누누티비는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와 드라마, 영화 등을 불법으로 제공하고 광고를 노출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올리는 사이트다. 해외에 서버를 둬 정부 제재를 피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누누티비 월 이용자(MAU)는 약 1000만명에 달하고 피해액은 약 5조원 규모인 것으로 추산한다. 해외 수출 판권 등을 따지면 피해액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누누티비는 '앱다운' 메뉴를 신설하고 전용 앱 배포를 알렸다. 누누티비는 “최근 잦은 주소 차단과 피싱 앱에 대한 불편함을 최소화하고자 자체 제작한 앱을 다운로드할 수 있는 방법을 안내한다”고 밝혔다.

누누티비 강력 대응을 선언한 정부는 예기치 못한 상황에 급하게 제재 방안을 찾고 있지만 뾰족한 수는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체육관광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으로 구성된 누누티비 대응 태스크포스(TF)는 누누티비 불법 앱 배포를 안건으로 TF 회의를 진행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다른 조치 없이 시스템 내에서 해결 가능한지 등 대응 방안을 구체적으로 찾고 있다”며 “우선 단속 권한이 있는 방심위에 문제 제기를 하고 접속차단 관련 요구를 했다”고 말했다.

누누티비 관련 일일 URL 접속 차단을 진행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누누티비 불법 앱 배포 관련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업계도 마찬가지다. 저작권 침해 등에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한 국내 영상업계 협의체인 '영상저작권보호협의체'는 불법 앱 유통과 관련해 차단 가능한지 분석 중이라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누누티비 같은 불법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사이트는 많은 사람이 들어와야 수익이 높아지기 때문에 계속 불법 앱을 유통할 것”이라며 “범정부 차원에서 기술·정책적으로 유통을 제재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입법 보완 필요성이 제기된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일정 규모 이상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국내에 캐시서버를 설치할 경우 접속차단을 위한 기술적 조치를 의무화하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사업자 제재와 함께 시청자 캠페인이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터넷 윤리 강화 등 저작권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불법 앱을 통해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인지해야 한다. 불법 사이트에 앱을 위장해 모바일 랜섬웨어 다운로드를 유도하는 사례가 다수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격자는 설치 완료와 동시에 기기 관리자 권한 획득을 시도하며 바로 랜섬웨어 기능을 시작한다.

보안업계는 모바일을 노린 피싱 페이지 제작이 증가하고 있다며 출처가 불분명한 파일은 실행하지 않아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권혜미기자 hyemi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