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형 고화질 방송으로 불리는 케이블TV 8VSB(8레벨 잔류 측파대) 상품이 2014년 도입 이래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케이블방송 전체 이용자의 절반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8VSB는 저렴한 가격으로 가정에 별도의 셋톱박스(방송수신기)가 없이도 신호 변환기(컨버터)만 설치하면 고화질 디지털 방송을 볼 수 있는 전송 방식을 말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당시 미래창조과학부)는 2014년 3월 시청자 복지를 향상시키고, 정보 격차 해소를 위해 케이블TV의 8VSB 도입을 허용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8VSB 도입 10년이 지난 2024년 3월 기준 케이블방송 이용자 가운데 8VSB 상품 가입자는 557만명에 달한다. 이는 케이블방송 전체 이용자 중 46%에 해당한다.
지난 2012년 지상파 방송은 디지털 전환 완료에 따라 지상파방송의 아날로그 신호를 종료했지만 당시 디지털TV 수상기가 없는 세대는 무료보편적 서비스인 지상파방송을 볼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 정부와 케이블TV는 이들 세대에 대한 복지정책 일환으로 지상파의 디지털신호를 그대로 전환해 주는 8VSB 상품을 출시했다.
현재 대부분 가정은 디지털 TV 수상기를 보유해 아날로그 수상기가 거의 사라졌음에도 8VSB 가입자가 케이블TV 이용자 절반 수준인 것으로 집계된 것이다. 8VSB 상품이 시장 소구력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저렴한 가격이 경쟁력으로 꼽힌다. 8VSB 상품은 저가 요금제로 ARPU(가입자당평균매출) 2000원대 수준에 머물고 있다. 내년 본격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8VSB 상품이 인구 분포대비 필요한 상품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방송통신비용을 합리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상품으로 인식된다.
8VSB 상품이 미디어의 공공성에 기여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 재평가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8VSB 서비스를 보편적 방송서비스로 지정하고, 지상파 재송신료에서 제외해주는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권혜미 기자 hyeming@etnews.com
-
권혜미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