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보아오 포럼에 금융·경제 연구 경험이 전무한 성인영화배우 출신 인물이 경제 전문가 자격으로 참석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9일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 중국어 판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개막한 보아오 포럼에 '3급 영화'(중국 성인·포르노 영화) 배우 출신 펑단(팽단)이 참석했다.
매년 4월 중국 보아오에서 개최되는 ‘보아오 포럼’은 아시아 지역 경제 관련 포럼으로 중국판 다보스포럼(스위스 다보스에서 개최되는 세계경제포럼)으로도 불린다.
이 포럼에 펑단은 지난 11월 출범한 싱크탱크 ‘국제경제전략연구원’ 연구소장 자격으로 참석했다. 이 단체는 설립 당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비롯해 에티오피아·파키스탄·체코 전 대통령 등 세계 유명 인사들이 축하 영상을 보냈다고 RFA는 전했다.
다만 연구소장으로 참석한 펑단은 지금까지 경제나 국제관계 등에 관한 전문적인 연구와 발표에 참여한 경험이 없어 그의 포럼 참석 배경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펑단과 같은 유명인사들이 집권당의 홍보와 영향력을 떨치기 위한 통일전선부로 일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현지 논평가는 전했다.
1972년 중국 후난성 창샤에서 태어난 펑단은 1990년 가족들과 미국 이민 후 발레를 배우던 중 '미스 차이나 USA'에 선발되며 연예계에 들어섰다. 그는 1995년 홍콩으로 이주한 후 성인영화와 공포 영화 주연으로 출연해 활발한 활동을 펼치며 이름을 알렸다.
이후 펑단은 중국으로 돌아가 2013년 중국 간쑤성 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위원에 선출, 정계에 입문했다.
한편, 그는 RFA 취재진에 지난 2월 온두라스를 방문해 중국과의 무역 현장을 시찰했다고 전했다. 지난 2월 온두라스가 대만과 국교를 단정하고 중국과 새롭게 수교 관계를 맺은 데 자신이 활약했다는 취지의 발언이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