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전망치를 상회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호실적이 예상되는 LG전자가 '워룸' 체제를 이어간다. 지난해 4분기 저조한 실적의 충격에서 벗어난 만큼 단기 실적을 넘어 핵심 목표인 사업구조 개선 및 체질 변화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LG전자는 지난해 10월 가동한 워룸 체제를 별도 종료시기 없이 당분간 계속 유지하기로 했다. 상반기 좋은 실적이 기대되지만 출범 당시 목표가 매출, 영업이익 등 수치가 아니라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체질 변화'였던 만큼 이를 달성할 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다.
워룸은 LG전자가 올해 1분기 확실한 턴어라운드 기조에 올라탄 동기 요인으로 평가받는다. LG전자도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과 가전시장 불황에도 깜짝 실적을 예고한 배경으로 워룸을 지목했다.
워룸이 막 가동된 지난해 4분기 LG전자의 영억이익은 6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1.2% 감소했다. 반면 올해 1분기는 1조4974억원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워룸을 통해 조직별 과제를 수행하며 전개한 전사적 노력이 성과로 이어졌다.
2분기 LG전자 워룸의 핵심 미션은 비가전 분야 체력 강화다. 본격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전장 및 기업간거래(B2B) 사업 부문과 함께 가전 하드웨어(HW) 의존도를 낮추는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확대에 집중한다. 지금까지의 워룸이 비상경영체제와 유사했다면 2분기부터는 혁신체제의 색깔을 더하는 셈이다.
조주완 LG전자 CEO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위기가 지나갈 때까지 견뎌내는 체력을 축적하는 것에서 나아가 새로운 기회를 찾아 도전을 이어가는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며 워룸 체제의 중요성과 취지를 강조했다.
특히 웹OS 플랫폼, 가전 렌털 서비스, 온라인브랜드숍(OBS) 등 비HW 부문 경쟁력 강화 노력이 두드러질 전망이다. LG 스마트 TV를 구동하는 독자 운용체계 웹OS는 이미 300개 이상 TV 브랜드가 사용하고 있다. 광고 기반 무료방송 서비스 LG 채널 등을 필두로 하는 웹OS 콘텐츠 사업의 지난해 매출은 2018년 대비 10배 가까이 성장했다. 스마트홈 플랫폼 LG 씽큐는 기기간 단순 연동을 넘어 고객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빅데이터 서비스로 진화하고 있다. 카 인포테인먼트 분야에서도 시스템을 통합하는 소프트웨어(SW) 기반 차세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솔루션을 준비 중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올해 1분기 잠정실적은 사업구조와 운영방식 개선 노력이 어느 정도 가시화된 결과로 보고 있다”라며 “워룸 과제는 수치가 아니라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체질 변화를 목표로 하고 있어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