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가 국내외 스타트업 신규 투자를 크게 늘렸다. 미래 먹거리를 선점하기 위해 푸드테크 기술력을 보유한 스타트업 대상 투자가 주를 이룬다. 올해 벤처 투자 분위기가 위축되고 있지만 식품업계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지난해 10개 이상의 업체에 신규 투자를 진행했다. 이들 업체 가운데 단순투자사로 참여한 곳은 9개로, 투자 규모는 약 190억원 정도다. 이는 전년의 투자 규모 114억원에 비해 크게 늘었다.
CJ제일제당은 화장품 소재부터 발효식품, 대체육, 천연 식용소재 등 푸드테크와 관련한 기술을 보유한 다양한 회사에 투자했다.
올해 들어서도 투자 행보를 이어 가고 있다. 지난달 호주 바이오의약품 제조 전문업체 '프로벡터스 앨지'에 투자한 데 이어 최근 미국 푸드테크 업체 '아쿠아 컬처드 푸즈' 투자에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벡터스는 광합성 미세조류 기반의 바이오 소재 연구 제조를 전문으로 하는 호주 스타트업, 아쿠아 컬처드는 미생물에 영양을 공급해서 대체 해산물을 개발하는 데 성공한 기업이다.
대상은 지난해 에코밴스, 산동아오농식품 유한공사, 사이프러스트리 사모투자 합자회사, 비페코 등 4곳에 총 198여억원의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대상은 전년도에 스페이스에프, 엑셀세라퓨틱스, 바이오코즈 글로벌 등에 86억원을 투자했다. 지난해 가장 눈에 띄는 투자처는 비페코다. 비페코는 독자적인 3차원(3D) 푸드 프린팅 기술을 이용해 대체육을 선보이고 있다. 식품의 구성요소를 디지털화하고 해당 정보를 3D 프린팅으로 재구성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기존 사업 강화를 위해 전략적 투자를 단행한 곳도 있다. 롯데웰푸드(옛 롯데제과)는 지난해 단순 투자 8곳, 경영 참여를 위해 9곳에 출자했다. 신규 투자처로 주목받는 푸드어셈블, 프레시코드, 위허들링 등 3개 스타트업에는 총 85억2600만원을 투자했다.
푸드어셈블은 2018년에 설립된 밀키트 전문 제조 업체로, 150여개의 레시피를 보유하고 있다. 위허들링은 점심 구독 서비스 시장 1위 업체로, 롯데웰푸드 즉석식품 자회사인 롯데후레쉬델리카가 만든 김밥·도시락·샌드위치 등 제품을 공급하며 시너지를 내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전년인 2021년에는 단 한 곳에도 투자하지 않았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푸드테크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어 속도감 있는 사업 진행을 위해서는 스타트업에 투자, 상호 협력을 통한 기술 확보가 중요하다”면서 “특히 대체육, 배양육 등 대체 단백질이나 식품 소재 관련 투자는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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