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부터 양조장 인수까지...와인 성장세 둔화에도 판 커진다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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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와인 수입사들이 둔화된 성장세에도 외형 확대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대표 와인 수입사들의 실적이 일제히 하락했지만 투자를 이어가며 몸집을 키우는 분위기다. 와이너리를 인수하거나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후발 주자들도 잇따라 입성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신세계L&B, 금양인터내셔날, 아영FBC, 나라셀라 등 와인 수입 4사 모두 매출액은 소폭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모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세계L&B는 지난해 매출액 2064억원으로 처음으로 '2000억 벽'을 넘어섰지만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45% 감소한 116억원에 그쳤다.

매출액 기준 2위사는 금양인터내셔날이 올라섰다. 금양인터내셔날은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 대비 5% 성장한 1414억원을 거뒀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9.9% 감소한 186억원으로 집계됐다. 아영FBC와 나라셀라의 매출액은 각각 1241억원, 1071억원으로 소폭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양 사 모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영FBC의 경우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25.7% 줄어든 82억원을 나라셀라는 6.6% 줄어든 119억원을 기록했다.

와인 수입사들의 실적이 동반 하락한 데는 작년 환율 급등과 물류비, 작황 부진으로 인한 가격 불안정 등 요인이 영향을 미쳤다. 또한 주요 소비층인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위스키로 수요가 옮겨간 탓도 성장세를 둔화시켰다. 이러한 분위기에 지난해 와인 수입액은 역대 최대치인 5억8127만달러(약 7162억원)로 전년보다 3.83% 증가했지만 수입량은 7.25% 감소한 7만1020톤을 기록했다.

국내 와인 시장이 성장 정체에도 올해 업체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칠성음료, 한화, hy 등 후발주자들이 시장에 본격적으로 참전을 예고했고 기존 업체들도 사업 다각화를 통한 대응에 나서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국내외 와이너리 인수 계획을 밝혔다. 앞서 지난해 이마트와 한화솔루션은 미국 와이너리를 인수하기도 했다. 이마트는 지난해 2월 지분 100%를 보유한 신세계프라퍼티를 통해 미국 와이너리 셰이퍼 빈야드를 인수했다. 셰이퍼 빈야드는 한해 30만~40만병 와인을 생산하는 대형 와이너리다. 이어 작년 12월 한화솔루션은 미국 법인을 통해 캘리포니아 나파밸리 소재 와이너리 '세븐 스톤즈'를 인수했다.

나라셀라는 와인 업계 최초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당초 이번달 기관 수요예측과 일반 청약 등 상장 절차를 준비했지만 이를 다음 달로 미뤄 진행할 예정이다. 나라셀라의 총 공모 주식 수는 145만주, 희망 공모가 밴드는 2만2000원~2만6000원이다. 공모 후 예상 시가총액은 1417억~1674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주류 업계 관계자는 “환율과 물류비, 작황부진으로 인한 가격 불안정 등 영향에 따라 지난해 부진한 성적표를 거뒀지만 반등을 모색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라면서 “올해는 오프라인 매장,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 등으로 엔데믹에 대응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와인 수입4사 2022년 실적(자료=각 사 취합, 단위=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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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