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마곡동 LG 사이언스파크에 위치한 LG AI연구원 회의실. 일주일간 연구 성과 등을 점검하고 과제를 조율하는 플래툰 미팅에는 노트북을 든 인공지능(AI) 연구자 30여명이 모여 AI 기술 개발 현황을 공유하면서 발전 방향을 논의한다. 한국인 뿐 아니라 미국, 네덜란드, 칠레 등 국적을 초월한 연구진이 열띤 토론을 펼친다.
LG AI연구원은 2020년 설립됐다. 한국과 북미 등 세계 최고 인공지능(AI) 연구인력 300여명이 AI 분야 기초·응용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과 LG그룹의 AI 브레인 역할을 하며 사회와 산업의 AI 확산활동에도 기여하고 있다.
배경훈 LG AI연구원 원장은 “생성형AI 기술을 수준있게 만들면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신뢰성을 갖춘 초거대 AI를 구축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다량 수집해 거대언어모델(LLM)을 생성하는데 주력, GPT4급 초거대AI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LG그룹은 2년 전부터 초거대 AI 가능성에 주목, 세계적인 인재를 모아 LG AI연구원을 설립했다. 초거대 AI 모델을 구축하고 그룹이 영위하는 다양한 사업 분야에 적용해 성과를 내고 있다. LG AI연구원은 '브레인' 역할을 하는 셈이다. 초거대 AI 대표 모델인 '엑사원'을 생성형 AI 대표주자로 발전시키기 위한 연구개발(R&D)에 집중하고 있다.
엑사원은 3대 플랫폼으로 △엑사원 유니버스(생산성) △엑사원 디스커버리(연구개발 지원) △엑사원 아틀리에(창의성)를 제시했다. 엑사원 유니버스의 경우 LG전자와 LG생활건강이 초거대AI를 적용해 상담사 업무를 지원하는 등 산업을 위한 AI를 제공한다. 엑사원 디스커버리는 전문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실에 입각한 답변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둔다. 화학 관련 AI를 개발할 때 약 4500만권 전공서적을 학습시켜 적합한 대답을 추론하는 방식이다. 글로벌 시장 출시를 준비 중이다. 엑사원 아틀리에는 멀티모달 AI로서 각종 이미지 생성, 작문 생성에 활용된다. 상반기 내 글로벌 상용화가 예정돼 있다.
배 원장은 “AI를 제품 디자인과 패션에 활용하기 위해 개발했고, 성능을 바탕으로 의료, 제조업 등 분야에도 적용해 파인튜닝하니 기존보다 더 좋은 성능이 나오는 사례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초기 특정 목적과 분야를 위해 만든 AI가 여러 업무를 수행하는 범용기술로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LG AI연구원은 보다 많은 곳에 서비스가 적용될 수 있도록 하는 기술개발도 중요한 과제로 주력하고 있다. 배 원장은 “현재 엑사원은 약 3000억개 파라미터를 활용하는데, GPU 등 비용이 엄청나게 들기 마련”이라며 “각 산업, 분야별로 특화해 적은 인프라 비용으로 산업현장에서 의미있게 사용될 수 있도록 경량화를 통해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