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우리는 인공지능(AI) 시대에 살고 있다. 왓슨, 알파고, 챗GPT 등 AI 이름이 익숙하다. AI 기능 강화로 이들에게 바라는 것도 매우 크다. 그동안 AI은 혁신적으로 발전해 왔고 부작용도 있지만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다만 AI 역할과 기능이 커질수록 그로 말미암은 법정 분쟁은 늘 것이다. 특히 저작권 관련 이슈는 심각하다.
우선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가 만들어 낸 결과물에 대해 현행법상 저작권을 인정할 수 있는가를 살펴볼 때 우리 저작권법은 저작물을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이라고 정의하고 있고, 저작자를 '저작물을 창작한 자'로 정의하고 있다. 그런데 AI를 살아 있는 인간이라 할 수 없고, AI의 표현에 인간에게만 있는 사상과 감정이 있다고 볼 여지도 없다는 점에서 AI가 만들어 낸 결과물을 곧바로 현행법상 저작물이라고 볼 수 없어서 AI에 저작자의 법적 지위를 부여하기도 어렵다.
현행법상 저작물이나 저작권 논의와는 별개로 AI가 만들어 낸 결과물에 경탄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렇다면 AI가 만들어 낸 결과물의 이익은 누가 향유하는가의 논의가 시작될 수밖에 없다. 이 문제는 AI의 법인격 인정 여부와 관련이 있다. 아직까지 AI에 대한 법인격 인정 여부는 논의만 진행되고 있을 뿐 사회적 합의에 이르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로선 AI가 그 이익을 향유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결국 AI를 개발하거나 이용한 사람이 AI의 이익을 향유할 가능성이 짙다. 다만 이미 언급했듯이 AI가 만들어 낸 결과물은 저작물이 아니라고 했기 때문에 저작권이 아닌 다른 법적 장치를 통해 보호받아야 한다. 대표적으로 부정경쟁방지법상의 성과물에 의한 보호는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AI의 법인격이 인정되는 시대가 온다면 그때는 AI가 스스로 만들어 낸 결과물의 이익을 향유하게 될 것이다. AI에 대해 법인격을 인정하자는 찬성론의 입장은 AI의 기능과 확장성에 비추어 보면 법률의 힘에 의하여 자연인과 마찬가지의 법적 권리 의무의 주체가 되게 하는 게 타당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당장 AI의 행위로 피해가 난 사람이 말도 통하지 않은 AI만 쳐다보아야 하는지 등의 법적 책임이나 피해배상의 문제, 그 전제로써 AI의 과실을 어떤 경우에 인정할 수 있는지 문제, 의사표시를 전제로 하는 계약의 성립 인정 문제 등 법적 불확실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쉽게 AI의 법인격이 인정될 것 같지는 않다. 다만 이러한 문제에 대한 논의가 충분히 성숙되어 대응책이 마련되고 AI의 법인격을 인정할 사회적 효용성이 인정되거나 정책적 견지에서 필요하다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라 본다.
현재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생성형AI의 결과물을 노출할 때 자신의 저작물을 베끼거나 변형한 경우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여부다. 원칙적으로 보면 생성형 AI라 해 저작권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에서 인용·노출되었다면 저작자에 대한 복제권이나 2차적 저작물 작성권 침해가 될 수 있다. 다만 생성형 AI에 의한 저작물 활용이 미국 연방대법원의 '변형적 이용(transformative use)' 또는 저작권법상의 공정 이용에 해당된다고 인정된다면 침해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 것이다.
김경환 법무법인 민후 대표변호사 oalmephaga@minwh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