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관계가 '첨단기술 동맹'으로 진화한다. 기존 군사·안보동맹을 넘어 공급망과 첨단과학기술, 기업투자유치 등에서의 협력을 강화한다.
대통령실은 다음 주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을 통해 한·미 양국 관계가 첨단기술 동맹으로 강화된다고 19일 밝혔다.
윤 대통령은 오는 2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 등 미국을 국빈 방문한다. 우리나라와 미국의 주요 기업인이 모두 참석하는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도 예정됐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이번 국빈 방문의 경제외교 키워드는 첫째 공급망, 둘째 첨단과학기술, 셋째 첨단과학기업 투자 유치”라면서 “가치동맹, 경제적으로 긴밀하게 연결된 미국과의 첨단산업 공급망 협력은 매우 중요하다. 양국 기업인이 참여하는 경제 행사를 통해 반도체와 배터리, 전기차, 바이오 등 첨단산업 공급망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양국 정부와 기업은 윤 대통령 방미에 맞춰 수십 건의 업무협약(MOU) 체결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첨단과학기술 협력 강화도 추진한다. 최 수석은 “미국은 원천기술을 보유한 과학기술 강국이다. 제조와 생산에 강점이 있는 우리나라와의 협력은 시너지가 매우 클 것”이라면서 “반도체, 바이오, 우주, 양자, 인공지능(AI) 등 첨단과학기술 분야의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이 강조하는 '세일즈외교'를 통해 우리 기업의 수출 확대는 물론 미국 기업의 투자 유치도 촉진한다는 방침이다. 윤 대통령은 이번 방미 기간에 주요 기업인과 개별 면담, 한·미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 첨단산업포럼 등 경제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우리나라에 기가팩토리를 짓겠다는 의향을 내비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등과의 만남이 이뤄질지도 기대된다.
우리나라 주요 기업인도 대거 동행한다. 미국 첨단기업의 한국 투자를 촉진하고, 우리 중소기업의 미국 진출도 지원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 122명의 대규모 경제사절단이 동행한다. 중소기업이 약 70%를 차지한다.
최 수석은 “반도체·전기차·배터리·바이오·로봇·정보기술(IT)·소프트웨어(SW) 등 첨단산업에서 문화콘텐츠, 방위산업으로 다양하다. 한·미 간 경제협력 지평이 넓어졌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한·미 양국의 주요 CEO 30명과 첨단과학기술 산업 분야 경제동맹 방안도 논의한다. 삼성전자·SK·현대차·LG·롯데·한화 등 한국 기업을 비롯해 퀄컴·보잉·록히드마틴·제너럴일렉트릭(GE)·제너럴모터스(GM)·모더나·바이오젠 등 미국 기업 대표들이 참석한다. 또 항공우주국(NASA) 우주비행센터를 방문해 한·미 간 우주산업 협력도 논의한다. 글로벌영상콘텐츠리더스포럼에선 콘텐츠 산업 투자 협력도 논의한다. 한국의 CJ와 왓챠, 미국의 파라마운트·소니픽처스·월트디즈니 등이 참석한다.
한편 최 수석은 관심을 끈 미국의 반도체법,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과 관련한 논의에 대해선 “아직 구체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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