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프로세미콘이 50억원 규모 시리즈 A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에이프로세미콘은 이차전지 장비 기업 에이프로의 반도체 사업부가 분사한 회사로, 전력 반도체로 쓰이는 질화갈륨(GaN) 반도체를 개발하고 있다. 회사는 이번 투자금을 GaN 반도체 검사 역량 강화에 투입할 계획이다.
에이프로세미콘은 쿼드벤처스·SBI인베스트먼트·프렌드투자파트너스·포스코기술투자로부터 시리즈 A 투자 유치를 마무리했다고 20일 밝혔다. 전환사채 발행으로 진행된 이번 시리즈 A 총 투자 금액은 50억원이다.
지금까지 에이프로세미콘 설비 투자 등 굵직한 자금 투입은 모회사인 에이프로가 전담해왔다. 이번 투자로 외부 투자 생태계를 조성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에이프로세미콘 투자 전 기업가치는 300억원으로 평가받았다. 투자사들은 모회사인 에이프로가 상장하기 전부터 투자 파트너로 협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에이프로세미콘은 2020년 에이프로에서 별도법인으로 분사했다. 초기에는 에이프로 이차전지 장비의 전력 반도체 내재화가 목적이었다. 최근에는 모바일·라이다·사물인터넷(IoT)·소형 가전·충전 설비까지 시장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 GaN 반도체는 실리콘 반도체와 견줘 고전압·고내열성이 우수해 차세대 전력 반도체로 손꼽힌다.
회사는 투자금으로 에피웨이퍼 검사장비와 소자 및 패키지 측정 장비에 추가 확보할 계획이다. 검사 역량을 강화해 제품 성능 개선과 수율 안정화할 방침이다. 에피웨이퍼는 GaN 반도체 성능을 좌우할 핵심 요소로 대부분 수입에 의존했다. 에이프로세미콘은 GaN 반도체 설계뿐 아니라 에피웨이퍼 생산 체제를 갖췄다. 2021년 국내 최초로 8인치 GaN 에피웨이퍼 양산 장비인 '유기화학증착장비(MOCVD)'를 도입했다.
GaN 반도체 양산을 위한 위탁생산(파운드리) 협력에도 속도를 낸다. 에이프로는 DB하이텍과 'GaN 전력 반도체 파운드리 공정 기술'을 개발 중이다. 2024년을 양산이 목표다. 에이프로세미콘이 GaN 에피웨이퍼를, 에이프로가 관련 장비 부문에서 협업한다.
GaN 반도체는 현재 4인치와 6인치가 주류인데, 에이프로세미콘과 DB하이텍은 생산성이 높은 8인치 공정을 확보할 방침이다. DB하이텍이 기존 보유한 8인치 공정 장비와 호환성이 있기 때문에 신속한 양산 체계가 갖춰질 것으로 보인다.
DB하이텍은 조만간 에이프로세미콘 GaN 에피웨이퍼를 구매, 공정에 활용한다. 에이프로세미콘 입장에서는 8인치 에피웨이퍼 국산화뿐만 아니라 매출까지 이어지는 수익 창구를 확보하게 된다.
에이프로세미콘 관계자는 “이번 시리즈 A 투자 유치를 완료해 GaN 반도체 경쟁력을 키울 기반을 마련했다”며 “DB하이텍과 8인치 기반 GaN 공정 협력으로 향후 안정적인 파운드리 생산 능력까지 확보할 것”으로 기대했다.
<에이프로세미콘 시리즈 A 투자 현황>
자료 : 에이프로세미콘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