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정통부, 금융 등 비통신 알뜰폰 규제도입 '신중'···최적요금제, 저가요금제 등 지속 추진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비(非) 통신사업자의 알뜰폰·통신시장 진입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용자 후생 강화를 위해 5세대(5G) 중간요금제 추가 출시를 넘어, 최적요금제 추천 제도화 등을 적극 추진키로 했다.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KB리브엠 정식 서비스 인가는 통신시장 경쟁 활성화 측면에서 매우 긍정적”이라며 “알뜰폰이 이통3사와 경쟁할 수 있는 제도 여건을 마련하는데 정책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혔다.

이동통신 3사를 비롯해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KMDA), 한국알뜰통신사업자연합회(KMVNO) 등이 금융권 통신시장 진입에 대해 반발이 심화됐다. 하지만 과기정통부는 금융사 이외 유통·모빌리티 등 다른 산업군에 경쟁력 있는 사업자가 진입해도 환영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과기정통부는 시중은행 알뜰폰 점유율·가격 제한 등 진입 규제 마련에 대해서도 신중한 입장이다. KB리브엠이 40만 가입자를 확보했지만 전체 이동통신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 수준에 그치는 만큼 당분간 규제보다는 산업 진흥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박 차관은 거대 자본기업의 알뜰폰 진출이 시장 질서를 교란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알뜰폰 매출액 상위 4개사 전부 이통3사 자회사”라며 “기간통신사업자와 마찬가지로 알뜰폰 사업자에 별도 사업 조건을 붙이는 것은 맞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전체 시장 경쟁과 이용자 후생을 높일 수 있는 제도적 보완 장치는 지속 마련해나갈 방침이다. 과기정통부는 알뜰폰 5G 요금제 활성화를 위한 도매제공 의무제도, 도매대가 산정방식 등 서비스 유연성을 높일 방안을 마련한다. 대표적으로 시장 경쟁 활성화를 촉진하기 위한 사업자별 시장점유율 공개를 검토하기로 했다. 통신시장에 새롭게 진입하는 미국 저궤도 위성통신 '스타링크'의 국내 진출이 임박한 만큼 해외 사례 연구를 통해 국내 통신시장에 미칠 영향력과 실효성 등을 종합 검토할 방침이다.

과기정통부는 신규 사업자 진입을 통한 통신시장 경쟁 활성화와 기존 시장 내에서 이용자 후생강화라는 투트랙 정책 방침을 정했다. 기존 이용자 통신요금 정책은 '맞춤형 최적화'에 초점을 맞춘다. 박 차관은 “요금제 세분화로 선택지가 넓어진 만큼 앞으로는 합리적 선택을 유도하는 일이 중요해졌다”면서 “통신사 데이터에 기반한 최적요금제 등 이를 구체화하는 방안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또, 5G 중간요금제 후속조치로 가계통신비 절감을 위해 저가요금제와 로밍요금에 대한 개선방안도 함께 모색하기로 했다.

한편, 박 차관은 KT 경영공백 장기화와 관련해 조기 해소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KT가 조속히 비상경영체제에서 벗어나 사업 정상화를 이루길 바란다”면서 “정부는 비상경영으로 인한 설비 투자 지연 등 사업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KT 뉴 거너번스 구축 태스크포스(TF)'에 대한 평가와 관련해서는 “주요 주주와 KT 경영진이 원만하게 협의해 해결할 문제”라며 신중한 입장을 표시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