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국빈방미]美 "반도체 투자 조율도 협력의 일환"

中의 마이크론 제재 대응책으로 美 삼성·SK '부족분 메우지말라'
존 커비 美NSC 전략소통관, "한미양국 협력 국가안보만 국한되지 않아"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가운데 존 커비 미국 NSC 전략소통조정관이 25일 오전(현지시간) 워싱턴DC 한국기자단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가운데 존 커비 미국 NSC 전략소통조정관이 25일 오전(현지시간) 워싱턴DC 한국기자단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은 반도체 조율도 한미 간 첨단산업 협력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한국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국의 반도체 부족분을 채우지 말아달라'고 요구했다는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를 부인하지 않았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25일(현지시간) 워싱턴 현지 한국 프레스룸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한미 양국 정부 협력은 국가안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경제안보와 첨단기술 보호에도 협력을 강화해 왔다. 여기에는 반도체와 관련된 투자 조율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FT는 중국 정부가 미국의 메모리 업체인 마이크론을 제재할 움직임을 보이자, 미국 정부가 대응책의 일환으로 우리나라에 이같은 요구를 해 왔다고 보도했었다.

중국은 이달 마이크론을 인터넷 안보심사 대상에 올렸다. 중국도 마이크론 메모리를 공급받지 않으면 타격이 불가피하지만, 중국에 공장을 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를 대체할 수 있다. 미국의 요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마이크론을 대체하지 말아달라는 뜻이다.

대통령실은 해당 보도에 대해 “확인해줄수 없다”고 답변한 바 있다.

커비 전략소통조정관은 이와 관련, “(한미간 경제동맹은) 경제 압박에서 중요한 기술을 지켜내는 것도 포함된다.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을 통해 양국 간 공고한 협력이 더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부연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반도체법 시행으로 우리나라 기업에 대한 불이익이 우려된다는 지적에는 “미국에 투자한 많은 대한민국 기업이 IRA나 칩스법을 통해 많은 혜택을 받는다”고 일축했다. 대통령실과 같은 기조의 답변이다. 그는 “한국 기업들이 전기차 배터리, 태양광, 반도체 관련 부분에서 2021년 이후 500억불 이상을 미국에 추가로 투자하겠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며 “대한민국을 포함한 다양한 우방과 동맹국들과 함께 이 일을 진행해 나가길 기대하고 있다. 반도체 산업 관련 공급망의 회복력 을 유지하는 데 있어서 동맹국, 우방과 함께 노력을 지속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정보기관의 한국 국가안보실(NSC) 도·감청 논란에 대해선 “비공개 정보가 비승인된 방법으로 공개된 내용에 대해 말씀드릴 수 없고 말씀드리지 않겠다”면서 “형사 수사 외에 국방부에서 (이번 사태가)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주도면밀한 평가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 등 관련 국가에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관련 사안에 대해 말했다. 앞으로도 계속해 적절한 범위 내에서 동맹과 우방국에 정보를 계속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한미정상회담에서 우리나라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살상 무기 지원을 요청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선거를 통해 지도자를 선출한, 주권을 가진 나라가 결정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커비 전략소통조정관은 “이점은 꼭 말씀드리고 싶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단행한 부분에 대해 사의를 표했다. 그는 “윤 대통령의 지도력에 정말 감사드린다. 한국이 일본과의 양자관계를 개선한 것은 한일 양국뿐 아니라 역내의 변화를 촉발하고 바이든 대통령의 한미일 3자 관계 강화 열망에도 부합했다”면서 “한국과 일본은 미국의 동맹국이다. 두 나라의 관계 개선은 역내는 물론, 전 세계에 선한 영향을 주는 것이다. 윤 대통령의 지도력과 역할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워싱턴(미국)=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