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관광부가 130억원에 달하는 관광 캠페인의 홍보대사로 인공지능(AI)으로 재탄생한 ‘비너스’를 내세워 ‘돈낭비’라고 비판받은데 이어, 홍보영상의 일부를 슬로베니아에서 촬영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25일(현지시간) CNN 방송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관광부가 최근 내놓은 새 관광 캠페인 ‘경이로움의 문을 열다’(Open to Meraviglia)의 홍보영상에 슬로베니아 사람들이 슬로베니아 와인을 마시는 장면이 사용돼 논란이 일고 있다.
문제의 장면은 이탈리아 관광부가 지난 20일 온라인에 공개한 홍보 영상 초반 27초쯤 나온다. 한 무리의 젊은 남녀가 햇빛이 비치는 테라스에서 와인을 마시며 웃고 있는 모습이다.
이를 본 일부 네티즌은 이 곳이 이탈리아 국경과 가까운 슬로베니아 코타르 지역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그들이 마시고 있는 와인병에도 슬로베니아 코타르 라벨이 붙어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광 캠페인의 홍보대사로 ‘비너스’를 활용한 AI 이미지를 내세워 여론의 뭇매를 맞은 지 얼마 되지않은 시점 또 다시 문제가 터진 것이다.
이탈리아 관광부가 내세운 ‘AI 비너스’는 르네상스 시대의 대표적인 이탈리아 화가 산드로 보티첼리가 그린 작품 ‘비너스의 탄생’ 속 비너스를 AI를 활용해 현대적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청자켓, 미니스커트, 줄무늬 옷 등 현대의 옷을 입은 비너스가 이탈리아 관광 명소에 있는 듯한 모습을 연출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도 운영하고 있다.
이 홍보 캠페인에 900만 유로(약 132억원)에 달하는 예산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세금낭비’라는 반응이 쏟아졌다. 한 미술사학자는 “기괴하고, 외설적인 ‘돈낭비’”라고 혹평했다.
논란이 일자 다니엘라 산탄체 이탈리아 관광부 장관은 “비너스를 인플루언서로 묘사한 것은 젊은 세대를 끌어들이기 위한 것”이라며 “900만 유로라는 비용은 전 세계 홍보를 포함한 총비용”이라고 해명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