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사업자가 가입자에게 데이터 사용량 기반의 적합한 요금제를 의무 고지하는 제도다. 영국과 유럽연합(EU) 주요 국가에서 시행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합리적 통신요금 선택 지원과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를 위한 도입 여부 검토 단계를 밟고 있다.
EU는 2018년 유럽전자통신규제지침(EECC)을 개정하면서 통신사 상대로 1년마다 최적요금을 고지하는 의무를 부여했다. 덴마크,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국가는 계약만료일 이전뿐만 아니라 최소 1년에 한 번은 가입자에게 데이터 사용량에 따른 최적 요금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영국 방송·통신 규제기관 오프콤은 2020년 2월부터 통신사에 약정만료고지와 최적요금고지 의무를 부과했다. 가입자에게 제공하는 최적 요금(Best Tariff) 정보에는 고객이 이용할 수 있는 최저요금, 사용량에 가장 적합한 요금, 업그레이드 요금, 결합요금 등 옵션을 담아야 한다.
국내 전기통신사업법에서는 계약 체결 시 이용요금, 약정 조건, 요금할인, 약정만료 등 중요한 사항을 설명 또는 고지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최적요금 고지 의무는 담고 있지 않다. 최근 정부 통신비 인하 정책에 따라 이통 3사가 5세대(5G) 중간요금제와 시니어·청년요금제를 잇따라 내놓으면서 최적요금제의 국내 도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책연구기관인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통신 이용자 보호 연구보고서에서 “통신요금의 복잡성이 이용자 이해와 최적 선택을 방해해서 소비자 후생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최적 요금 고지가 자칫 마케팅 수단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규제 당국도 법제화에 따른 효과와 부작용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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