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전환에 따라 데이터센터 시장이 성장하고 있습니다. 클라우드를 비롯해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데이터센터 서비스가 주목받을 것입니다.”
김현승 가트너 수석연구원은 성장하는 데이터센터 시장의 주요 트렌드로 서비스 다변화를 꼽았다. 전문기업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받는 클라우드 수요가 증가하면서 기업이 전적으로 데이터센터 시설을 확보하고 관리하던 온프레미스(On-premise) 방식에서 퍼블릭 클라우드로 전환하며 투자비용을 절감하고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대응한다는 설명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최근 올해 세계 정보기술(IT) 지출이 전년 대비 5.5% 성장한 4조6436억달러(약 6218조2400억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속적인 경기 불안에도 IT 산업을 이끄는 분야 중 하나는 데이터센터 시스템이다. 산업 전반적으로 데이터센터 구축이 늘어나며 내년까지 2년간 10% 이상 성장이 예상된다.
김 연구원은 “클라우드 수요가 늘어나며 서버와 저장장치, 네크워트를 통합하는 시스템 역시 지난해 전년 대비 25% 성장할 정도로 시장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용량 기반 모델(Consumption-Based Model)에도 주목했다. 특정 고객에게 전용 상품을 제공하는 CBM은 사용자가 어떤 인프라를 활용할지 직접 결정할 수 있어 온프레미스와 퍼블릭 클라우드를 상호보완하는 성격을 지닌다.
김 연구원은 “팬데믹을 거치면서 고객들이 비즈니스 불확실성을 해소하는데 주력하고 있다”면서 “향후 3년간 기업용 CBM 수요는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데이터센터 시장 확대를 기다리는 분야는 바로 반도체 업계다. 반도체 산업이 다운싸이클을 지나가는 상황에서 연초 인텔이 DDR5를 지원하는 중앙처리장치(CPU) 사파이어래피즈를 출시한 까닭이다. CPU 교체 수요에 맞춰 메모리 등 관련 시장이 개화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내년에 데이터서버 시장에 DDR5 도입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아직 출시 초반이다 보니 사파이어래피즈가 데이터센터에 탑재되기까진 시간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영국 Arm의 설계자산(IP) 기반 서버칩 비중이 확대되는 것을 데이터센터 산업 내 특징으로 들었다. 특히 중국에서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정부 주도로 Arm 아키텍처 기반 고성능컴퓨팅(HPC) 설계가 늘어나고 있다.
한국 역시 데이터센터 산업이 크게 성장하는 시장이다.
김 연구원은 “한국 시장은 비용이 중요한 요인으로 고려되는 점이 특징”이라며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불확실한 경영 상황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해 기업이 클라우드로 많이 전환했다”고 말했다. 이어 엔지니어 수급을 비롯해 클라우드 인프라를 얼마나 확충하느냐가 서비스 제공자 입장에서 경쟁력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 연구원은 21년간 가트너에서 근무하며 인쇄·디스플레이 산업과 데이터센터 시장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가트너 역할에 대해 “시장 방향성을 제시해 업계가 적절히 대응하도록 조력하고 있다”며 “가트너는 객관적 시각으로 시장을 분석해 인사이트를 제공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송윤섭기자 sy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