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폴리텍대학이 아산캠퍼스를 ‘폴리텍반도체대학(가칭)’으로 전환하고 내년 3월부터 현장 중심 고수준 반도체 인재를 본격 양성한다. 기업과 연계해 현장 실무에 즉시 투입 가능한 기술인력을 시급히 양성해야 한다는 반도체 전문가 지적과 업계 수요를 반영했다.
폴리텍은 11일 충남 아산캠퍼스에서 ‘반도체 기업 맞춤형 인재 양성’을 주제로 ‘반도체 교육 특성화 포럼’을 개최했다. 반도체 인력 양성 기본방향을 알리고, 추진계획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산·학·관 전문가 의견을 수렴했다.
작년 7월 발표된 ‘반도체 관련 인재양성 방안’에 따르면 반도체 인력난은 점차 심화하고 있다. 학사 이상 인력 수요는 7만6000여명으로 전체 수요 중 60.3%를 차지하며, 이는 전문학사 미만 대비 1.52배에 달하는 규모다.
이에 폴리텍은 내년 3월 아산캠퍼스에 폴리텍반도체대학 문을 연다. 산업현장에 맞게 반도체 소재-설계-전·후공정-장비 시설·장비를 집적화해 아산캠퍼스를 폴리텍반도체대학으로 전환한다. 반도체 분야 교육과정을 개편해 인력 양성 수준을 학사, 준석사 수준까지 고도화한다. 또 1만5789㎡ 부지에 가치사슬별 파운드리 통합실습관을 신축한다. 올해 ‘패키지 테스트 장비’를 시작으로 내년 ‘설계·임베디드 장비’, 2025년 ‘전·후공정 통합 제조라인 장비’, 2026년 ‘레이아웃 설계장비’ 등을 잇따라 배치한다.
심헌 폴리텍 반도체학과설립추진단 팀장은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과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업계의 고수준 전문 기술인재 수요에 적극 대응할 필요가 있다”면서 “소자, 공정, 회로 등 매우 전문적이고 고도화된 이론과 기술 습득 교육 시스템을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 수요에 따른 교육훈련과정을 설계하고 취업 연계형 학과를 운영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포럼에서 산업계 전문가들은 일부 공정만 선택적으로 가르치는 기존 교육 방식으로는 현장과 괴리를 줄이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교육 인프라와 교과를 통합공정형으로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동철 하나마이크론 대표는 “현재 반도체 기업은 현장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인력을 찾기도, 교육을 할 수도 없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면서 “기업이 요구하는 맞춤형 인재 양성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윤통섭 비전세미콘 대표는 “기존 반도체 교육은 일부 공정만 선택적으로 가르치다 보니, 배출 인력도 설계, 제조, 테스트, 패키징 등 생산공정 연계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면서 “반도체 가치사슬에 기반한 통합 설비를 활용해 교육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폴리텍은 이날 포럼에 앞서 충청남도, 아산시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충남지역 반도체 산업 맞춤형 인재 양성을 위해 손잡았다. 충남·아산은 ‘반도체·디스플레이 메가시티’를 경제 거점으로 육성하고, 폴리텍은 이에 필요한 인력을 양성한다. 지자체는 충남지역 기업과 연계한 반도체 특성화 맞춤형 교육 지원에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