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애플리케이션(앱)의 슈퍼앱 진화가 가속화된다. 하나의 앱에서 금융과 비금융을 아우르는 융합 서비스를 제공해 소비자 다양한 요구사항을 충족시키고, 이종 영역 장벽을 허무는 시도가 잇따르고 있다. 새로운 고객을 유입시키는 한편 기존 충성고객들의 락인 효과도 노린다.
주요 금융기관들은 슈퍼앱을 중·장기 전략 목표로 설정하고, 금융지주 내 계열사 서비스를 모으는 작업을 가속화 하고 있다. 동시에 금융 서비스를 넘어선 이종 산업과의 결합을 통해 자사 앱 내에서 생활 밀착형 서비스 제공을 확대하고 있다.
월간활성이용자수(MAU) 1200만명을 돌파한 KB국민은행 스타뱅킹은 인앱 브라우저 방식으로 증권 손보 카드 캐피탈 생명보험, 저축은행 주요 계열사 서비스 약 73가지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 정식 사업으로 승인된 알뜰폰 리브모바일과 같은 통신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국민은행에 이어 MAU 2위를 달성한 신한은행 쏠(SOL)은 앱인앱 형태 신한플러스를 통해 금융관계사 서비스 연계를 지원하고 있다. 특히 신한플러스를 고도화하는 동시에 올해 연말에는 핵심 서비스를 모은 유니버셜 앱까지 선보인다. 충성 고객이 플러스뿐만 아니라 유니버셜 앱이라는 추가 채널 옵션까지 얻게 된다. 이외에도 보다 낮은 배달 수수료를 책정한 배달 서비스 ‘땡겨요’를 뱅킹 앱에서 선보이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이 같은 슈퍼앱 전략은 향후 빅데이터 축적을 통해 고객에게 초개인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고객이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도와주고 행동변화를 이끌어내 다른 경쟁 업체로 이탈하지 않도록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다양한 회사들이 고객을 자사앱에 머물게 하며 결제를 포함한 다양한 생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해외도 슈퍼앱 고도화가 발빠르게 진행 중이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식당예약서비스 기업 Resy를 인수하는 등 다양한 이종 서비스를 자사 앱에 적용시키고 있다. 미국 페이팔도 앱 내 예금계좌와 쇼핑, 요금지불, 리워드, 암호화폐 등을 포함한 다양한 서비스를 탑재하고 있다. 또 가격비교·리워드 전문기업 Honey, 가상자산 수탁기업 Curv 등 다양한 기업에 대한 인수 및 합병을 가속화 해 고객 선택권을 확대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외에도 슈퍼앱은 디지털 접근성 확대를 통한 금융격차 해소 및 금융포용성 증대에도 순기능으로 작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개발도상국의 경우 디지털 인프라 구축을 통해 금융접근성 개선도 기대할 수 있다.
정예린 기자 yesl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