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 111년 만에… 3D로 살아난 ‘타이타닉’ 모습은?

영화 ‘타이타닉’ 스틸과 침몰한 타이타닉호 3D 스캔 이미지.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마젤란 홈페이지 캡처
영화 ‘타이타닉’ 스틸과 침몰한 타이타닉호 3D 스캔 이미지.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마젤란 홈페이지 캡처

침몰한 지 100년이 넘은 타이타닉호가 실물 크기의 3D 이미지로 재현됐다.

영국 BBC 방송은 17일(현지시간) 침몰된 타이타닉호의 전체 모습이 처음으로 실물 크기의 3D 이미지로 공개됐다고 보도했다.

타이타닉호는 1912년 4월 14일, 런던 항구도시 사우샘프턴에서 출발해 미국 뉴욕으로 가던 중 빙산에 부딪혀 침몰했다. 15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나온 비극이지만 침몰 후 73년 동안 배의 행방은 찾지 못했다.

그리고 1985년 타이타닉호가 대서양 3800m 아래에서 발견되면서 사고의 비밀을 풀기 위한 탐사가 광범위하게 진행됐다. 하지만 선체가 워낙 큰 데다 심해에는 빛이 닿지 않아 일반 탐사 카메라로는 부식된 배의 일부분만을 겨우 촬영할 수 있었다.

3D 스캔 기술은 이같은 한계를 벗어나게 했다.

영국 심해지도 제작 기업인 ‘마젤란’과 TV 프로그램 제작사 ‘애틀랜틱 프로덕션’은 지난해 여름부터 타이타닉호를 스캔하기 시작했다.

전문 선박에 탑승한 팀은 원격으로 잠수정을 조종해 난파선의 길이와 폭을 200시간 동안 면밀히 조사했으며, 배를 둘러싼 모든 각도에서 70만 개 이상의 이미지를 촬영했다.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마젤란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마젤란

탐사팀은 이러한 측정을 통해 바다에 잠긴 배의 입체 형상을 정확히 구현할 수 있었다. 공개된 사진에는 해저면에 묻힌 뱃머리(선수), 충돌로 뒤틀린 갑판, 일련번호가 적힌 프로펠러, 영화에도 등장했던 1등석 그랜드 스케어케이스 등이 보인다.

타이타닉 탐사 프로젝트를 주도한 마젤란의 게르하르트 세이퍼트는 “지금까지 수행된 것 중 가장 큰 규모의 수중 스캐닝 프로젝트”라며 “수심 4000m 자체로 어려운 도전인데 해류도 있었다. 또 난파선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 무엇도 건드려선 안 됐다”며 탐사 당시의 고충을 전했다.

사진=마젤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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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마젤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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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간 타이타닉호를 연구해 온 파크스 스티븐슨은 BBC에 “잠수정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타이태닉호 전체의 모습을 볼 수 있어 놀랐다”며 이번 프로젝트가 “타이타닉호 사고를 ‘추측’이 아닌 ‘증거’에 기반해 연구할 중요한 기회”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타이타닉호가 정확히 어떤 형태로 빙산에 부딪힌 건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며 “3D 이미지를 연구하면 1912년 그 운명적인 밤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새로운 통찰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선미 부분을 연구하면 배가 해저에 어떤 식으로 부딪혔는지도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