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리는 일본 히로시마에 도착했다. 윤 대통령은 첫날부터 호주, 베트남 정상과 회담을 갖고 핵심광물·방산·과학기술·기업 관련 협력을 강화키로 했다. 역대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원폭 피해 동포를 만나 사과했다.
윤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는 이날 오후 공군 1호기(대통령 전용기) 편으로 히로시마 공항을 통해 입국, 2박3일간의 일정에 돌입했다. 일본 측에선 야마다 켄지 외무부대신 등이, 우리 측에선 윤덕민 주일대사 등이 영접했다.
윤 대통령은 곧바로 시내 한 호텔에서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팜 민 찐 베트남 총리와 연달아 정상회담을 가졌다.
윤 대통령은 앨버니지 총리화의 정상회담에서 상호보완적 경제 구조를 가진 양국이 미래 첨단산업 발전에 필수적인 핵심광물의 교역을 안정적으로 유지해 나가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안보 부문 협력도 강화했다. 양 정상은 역내 대표 유사 입장국인 우리나라와 호주가 전략적 소통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데 뜻을 함께 했다. 특히 앨버니지 총리는 “다음주 호주 국방장관의 방한을 계기로 양국 방산 협력 확대 방안을 구체화하기를 바란다. 앞으로 양국이 함께 참여하는 역내 군사훈련 횟수를 늘려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팜 민 찐 베트남 총리와도 정상회담을 가졌다. 윤 대통령은 “베트남에 진출한 8000여개 우리 기업은 양국 간 긴밀한 경제협력 관계를 뒷받침하는 중요한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찡 총리가 재작년에 이어 작년에도 ‘총리와 한국 기업 간 대화’를 개최해 베트남에 진출한 우리 기업의 애로사항을 직접 해결해 준데 대해 사의를 표했다. 윤 대통령은 “(총리께서) 우리 기업 활동에 더욱 관심을 갖고 지지해 달라”고 요청했다.
찡 총리는 “재정, 기술, 인적 개발, 제도 개선 등에 걸친 한국의 ODA와 개발지원 사업이 확대되기를 희망한다. 디지털과 과학기술 분야에서의 교류와 협력도 이루어지길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원폭 피해 동포들을 만나 “슬픔과 고통을 겪는 현장에서 고국이 함께 하지 못했다는 것에 대해 정말 깊은 사과를 드린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동포들이 원자폭탄 피폭을 당할 때 우리는 식민 상태였고, 해방 그리고 독립이 됐지만 나라가 힘이 없었고 또 공산 침략을 당하고 정말 어려웠다. 그러다 보니 우리 동포들이 이렇게 타지에서 고난과 고통을 당하고 있는데 대한민국 정부, 국가가 여러분 곁에 없었다. 다시 한번 여러분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특히 “오랜만에 고국에 와서 내 모국이 그동안 얼마나 변하고 발전했는지 꼭 한번 가까운 시일 내에 보시길 바란다”며 “제가 초청하겠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20일에는 G7 정상회의 일정 외에도 나렌드라 모리 인도 총리·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리시 수낵 영국 총리와, 21일에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