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정상회의]G7, 13개국 정상 만난 尹..광폭 외교

G7 의장국인 일본 초청에 따른 참관국(옵서버) 자격으로 G7 정상회의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일본 히로시마 그랜드 프린스 호텔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G7 의장국인 일본 초청에 따른 참관국(옵서버) 자격으로 G7 정상회의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일본 히로시마 그랜드 프린스 호텔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국제무대에서 광폭 외교 행보를 시작했다. 국정 2년차도 모든 외교의 중심을 ‘경제’에 두겠다고 밝힌 윤 대통령은 13개 주요 국가 정상을 만나 첨단산업을 비롯한 경제안보 협력 확대를 논의했다.

호주와 베트남, 인도, 영국, 이탈리아, 일본, 코모로, 인도네시아, 미국, 우크라이나 정상과는 G7 정상회의가 열린 일본 히로시마에서, 캐나다와 독일, 유럽연합(EU) 정상과는 서울에서 회담을 가졌다.

G7 정상회의에선 탈탄소, 식량, 백신 등의 글로벌 어젠다에서 우리나라의 역할을 확장했다. 북한에 대해선 심각하게 국제규범을 위반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핵·미사일 도발과 인권유린 등을 꼬집었다. G7은 공동성명에 북한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는 문구를 넣으며 지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일본 히로시마 그랜드 프린스 호텔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확대세션에 참석하고 있다. 오른쪽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왼쪽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일본 히로시마 그랜드 프린스 호텔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확대세션에 참석하고 있다. 오른쪽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왼쪽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연합뉴스

◇정상외교

윤 대통령은 이번 G7 정상회의에 의장국 일본의 초청을 받아 참석했다. 2개월 사이 3차례 정상회담을 가졌을 정도로 급속도로 관계가 증진된 한일관계 영향으로 분석됐다.

이를 계기로 G7은 물론, 주요 초청국 정상과 만나 경제안보 협력을 심화했다. G7 중에서는 프랑스를 제외한 미국, 캐나다, 일본, 영국, 독일, 이탈리아 등 6개 국가 정상과 만났다. 호주와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을 포함하면 일주일 사이 13개 국가(22일 EU정상회담 포함) 정상과 회담을 가진 셈이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G7 국가 대부분, 쿼드(Quad), 오커스(AUKUS) 국가 모두와 양자회담을 가졌다”며 “세계의 주요 자유연대 선진국과 평화, 안보 문제에 대해 공감대를 확인했을 뿐 아니라, 세계 경제 불안정, 공급망 위기 속에서 첨단기술을 확보한 주요 국가와 공급망 협력, 경제안보 협력을 모색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이들 국가는 우리나라와의 정상회담 등을 통해 주로 첨단산업, 과학기술 등 경제안보 분야 협력을 강화하기를 희망했다.

한-캐나다 정상회담에선 핵심광물 공급망과 정보보호협정, 방위산업, 과학기술을, 한-호주 정상회담에선 미래 첨단산업 발전에 필수적인 핵심광물 교역과 방위산업 협력을 강화했다. 한-베트남 정상회담에선 현지 진출한 우리 기업에 대한 지원을 요청했다. 베트남은 우리나라의 ODA 지원 확대와 과학기술 협력 심화를 요청했다.

인도와의 정상회담에선 방위산업과 디지털, 바이오헬스, 우주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의 협력 강화를 논의했고, 영국과는 원전과 에너지, 방위산업, 반도체 협력에 두 손을 맞잡았다.

아프리카연합(AU) 의장 자격으로 G7 정상회의에 참석한 코모로 대통령과는 해양 경제개발과 국제외교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인도네시아와는 양국 간 투자, 인프라, 원전, 방위산업 협력을 강화키로 했다. 윤 대통령은 현지 진출한 우리 기업에 대한 조코위 대통령의 관심과 지원도 요청했다.

일본을 전격 방문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도 정상회담을 갖고 현 정세와 지원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오후 일본 히로시마 그랜드 프린스 호텔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친교 만찬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오후 일본 히로시마 그랜드 프린스 호텔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친교 만찬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G7

G7 정상회의에선 글로벌 어젠다에 있어 우리나라의 역할론을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유일하게 지원받는 나라에서 지원하는 나라가 된 국가다.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 규탄 움직임도 이끌어냈다.

윤 대통령은 식량·보건·개발·공급망을 주제로 열린 G7 정상회의 확대회의 1세션에서 “국제사회의 연대와 협력을 통해서만 글로벌 복합위기를 극복해 나갈 수 있다”며 우리나라가 식량과 보건취약국 역량 증진에 기여할 구체적인 노력과 방안을 제시했다.

식량 기여와 관련해선 “세계식량계획(WFP)을 통해 식량 위기 국가들에 매년 5만t의 지원이 이뤄지는 것을 10만t으로 두배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단기적으로는 ‘아세안+3 비상쌀비축제(APTERR)’의 확대 발전, 장기적으로는 ‘K라이스 벨트(한국형 쌀 생산벨트)’ 구축 사업을 통해 아프리카 7개 빈곤국에 쌀 생산을 지원하겠다고 부연했다. 보건 분야에서는 “감염병혁신연합(CEPI)에 2400만 달러 규모의 공여를 하겠다”고 했다. 매년 300만 달러씩 3년간 공여한 금액보다 3배 가까이 증가한 액수다. 윤 대통령은 “한국은 바이러스와 세균 자체보다도 국가 간 보건 격차가 더 큰 문제라는 인식하에 관련 기술과 정책 실행 경험을 통해 개도국의 보건 역량 개선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후변화·에너지·환경을 주제로 한 2세션에선 “국제사회가 ‘기후변화, 생물다양성 손실, 환경오염’이라는 3중의 위기에 맞서야 할 공동의 책임이 있다”고 역설했다.

구체적으로 G7이 주도하는 ‘기후클럽’에 우리나라가 참여하겠다고 발표했다. 윤 대통령은 “기후클럽에 참여해 글로벌 탈탄소 협력에 한국이 G7과 함께하겠다”며 “각 나라가 약속해온 기후 목표와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기술을 혁신하고 공유해야 하고, 이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 수소의 생산·유통·활용 주기에 걸친 인도·태평양 지역 역내 수소 협력 플랫폼을 구축하자”고 제안했다.

평화안보·법치·글로벌 거버넌스를 주제로 한 3세션에선 ‘분쟁의 무력에 의한 해결 금지와 힘에 의한 현상 변경 금지’라는 국제법 원칙이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물론, 중국과 러시아를 동시에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언급하며 “국제규범과 법치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북한에 대해선 “핵과 미사일 위협은 유엔안보리 결의에 대한 정면 위반이다. 인권 유린 또한 반인도적 범죄행위로서 국제사회가 더이상 이를 외면하고 방치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 북한의 사례는 국제규범과 법치가 반드시 지켜져야만 우리의 자유와 평화를 지켜낼 수 있다는 것을 다시금 일깨워준다”며 국제사회 동참을 호소했다.

G7도 이에 동참했다. 공동성명을 통해 북한이 전례 없는 빈도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을 규탄했다.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 지적하면서 추가 도발 시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