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SW)업계와 금융결제원이 충돌했다. 금결원이 운영 중인 신분증 진위확인시스템을 둘러싸고 소프트웨어 업계에서 공정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업계가 감사원 국민감사 청구를 예고하는 등 파장이 확산될 조짐이다.
한국소프트웨어개발협동조합(이사장 김명화)은 최근 금융결제원에 공문을 보내 금결원이 운영 중인 신분증 진위확인시스템 선정에 대한 정보공개를 요청했다.
조합은 “금융결제원 신분증 진위확인시스템에 대한 입찰 및 품질평가시험(BMT)를 진행한 과정을 확인해달라”고 했다. 조합 관계자는 “최근 특정 업체 솔루션이 신분증 진위확인시스템에 도입되는 과정이 불투명했다”고 주장했다.
소프트웨어 업계 입장을 종합하면 2020년 경 금결원이 운영하는 신분증 진위확인시스템에 알체라의 솔루션이 ‘테스트’를 이유로 추가됐다. 해당 시스템은 2014년부터 운영 중인데 2020년까지 한국인식산업이 솔루션을 독점 공급했다. 조합에 따르면 2020년과 2021년에 걸쳐 경찰청(운전면허증) 일부와 외교부(여권) 신분증 진위확인 시스템에 알체라가 솔루션을 공급했는데 이 과정에서 공개 입찰 등이 없었다는 것이다. 조합 관계자는 “일각에선 금융결제원이 알체라 도입에 관여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면서 “의혹이 해명되지 않으면 감사원 감사 청구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알체라 관계자는 “외교부 여권 신분증 진위확인 시스템에 BMT를 통해 공정한 입찰 경쟁을 진행했으며 1위를 차지했다”면서 “오히려 수년간 한국인식산업이 시장에 솔루션을 독점 공급해왔던 점이 문제이며 시장경쟁에 따른 고도화된 기술을 영위할 소비자의 권리를 박탈한 독점 구조를 바로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문제는 지난해 9월 금융당국이 금융권 보이스피싱을 방지하기 위해 신분증 발급기관과 금융기관에 금결원 신분증 진위확인시스템을 사실상 의무 사용하도록 하며 수면 위로 떠올랐다. 당시 금융당국은 △위조된 신분증으로 비대면 계좌 개설이 되지 않도록 모든 금융회사가 신분증 진위 확인시스템을 사용하도록 절차를 강화하고 △신분증 도용을 방지할 수 있도록 신분증 사진과 실제 계좌 신청인 얼굴을 비교할 수 있는 안면인식시스템 도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조합 관계자는 “이 중 신분증 진위확인시스템 사업에 다른 사업자들의 진입이 봉쇄됐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금결원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금결원 관계자는 “신분증 진위확인시스템은 행안부(주민등록증), 경찰청(운전면허증) 등 발급기관과 금융기관을 중개하는 역할만 한다”면서 “양쪽을 매칭하려면 이들이 도입한 솔루션을 쓸 수 밖에 없다”다고 반박했다. 해당 솔루션 도입 결정에 금결원이 관여할수 없는 위치라고 설명했다.
금결원 관계자는 “알체라 도입도 복수의 업체가 솔루션을 공급해야 한다는 금융권 니즈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분증 진위확인 시스템을 제외한 안면인식 시스템은 6월경 발주할 계획”이라면서 “안면인식 시스템은 발급기관과 금융사를 연결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금융결제원이 주도해 공개적으로 업체를 선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 김지선 기자 river@etnews.com
“특정업체 솔루션 입찰 과정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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