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와 국내 주요 기업이 25일에서 27일까지 부산시 해운대구 벡스코(BEXCO)에서 열린 ‘2023 기후산업국제박람회(WCE)’에서 청정에너지·에너지효율 기술을 대거 선보였다. 탄소중립과 에너지안보에 동시에 대응하면서 기후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한 밑그림을 제시했다. 에너지기업뿐만 아니라 국내 전자, 자동차 대기업 등도 탄소중립·에너지안보에 대응하기 위한 비전과 기술을 제시했다.
◇국내 에너지 대기업 총출동…기후산업 핵심기술 소개
‘2023 기후산업국제박람회’에는 국내외 약 500개 기업이 참여해 청정에너지·에너지효율 기술을 선보였다. SK그룹과 두산그룹, 한화큐셀, 한국전력공사 등 에너지기업은 물론 삼성전자·LG전자·현대차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 혁신 스타트업이 모두 참여했다.
에너지 기업들은 이날 전시회에서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을 신제품과 신기술을 소개했다. 태양광과 해상풍력, 원자력, 수소 등 그간 갈고닦은 신기술을 총 집결했다. 여타 다른 에너지 전시회보다도 풍성하게 제품과 기술을 관람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SK그룹은 SK에코플랜트·SK E&S·SK이노베이션·SKC·SK(주) C&C·SK일렉링크 등 6개 계열사가 참여해 탄소중립관에 450㎡ 규모의 통합 전시부스를 꾸렸다. SK 구현할 수소 밸류체인과 해상풍력 생태계 등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구성헀다.
특히 SK에코플랜트는 재생에너지 기반 그린수소 밸류체인 각 단계의 핵심 요소들이 실물로 전시해 주목받았다. 신재생에너지 사업 개발과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제작, 수전해(SOEC) 기술, 그린 암모니아 생산·유통, 수소 연료전지, 수전해까지 그린수소 산업 부문을 아우르는 기술을 모형으로 구현했다. 전시관 초입에는 9톤 무게의 해상풍력 하부구조물의 후육강관을 잘라 전시한 모형으로 눈길을 끌었다. 15cm 두께의 철판을 구부려 만들었다고 한다. 또 블룸에너지와 합작한 블룸SK퓨얼셀의 고체산화물 수전해기(SOEC)와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 모형도 전시했다.
SK 에코플랜트 관계자는 “SOEC와 SOFC는 높은 발전효율로 규모의 경제 달성에 유리하다”고 “디오라마로 SK에코플랜트의 에너지·환경사업을 ‘그린시티’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SK E&S는 이날 천연가스를 개질해 수소를 생산하고 이 과정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기술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모형을 설치했다. 이산화탄소 포집 과정에서 ‘흡수탑-열교환기-재생탑’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직관적으로 구현했다.
두산그룹은 두산에너빌리티·두산퓨얼셀·㈜두산·퓨얼셀파워 BU 등이 참가해 원자력·수소·풍력 등 탄소중립에 대응할 수 있는 토털에너지 솔루션을 선보였다. 특히 두산에너빌리티는 혼합터빈 ‘DGT6-300H 시리즈’를 기반으로 한 수소터빈 모형을 전시해 눈길을 끌었다. 실제 터빈을 6분의1 크기로 재현한 이 모형에 대해 세계적인 에너지조사기관인 블륨버그 뉴에너지파이낸스(BNEF)의 연구원이 제품 내구성 등에 대해 질문하는 등 산업계의 높은 관심을 끌었다.
한화큐셀은 전시관에서 태양광 혁신제품을 공개했다. 최대 효율 44%에 이르는 페로브스카이트 텐덤모듈, 건물일체형 태양광 모듈 시제품, 방음벽 태양광 모듈 등을 선보였다. 특히 방음벽 태양광 모듈은 전시회에서 첫 공개하는 제품이다. 방음벽 태양광 모듈은 기존의 노후화된 소음차단 시설을 대체할 수 있고 ‘빛 공해’ 저감 기능도 갖췄다. 유휴공간을 활용하고 노후화된 소음차단시설로 인한 민원을 해결할 수 있다. 특히 태양광 수용성이 낮은 국내에서 주목받을만한 제품이다.
또 건물일체형태양광(BIPV) 모듈 ‘아트선(Artsun)’ 시제품도 이날 전시했다. 다양한 디자인으로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BIPV는 정부가 정책보조를 확대하는 분야로 향후 성장성이 기대된다. 한화큐셀 관계자는 “BIPV는 향후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분야”라면서 “2025년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기후산업은 전 산업의 문제…소비자 체감 솔루션 제시
‘2023 기후산업국제박람회’는 에너지기업 뿐만 아니라 전자·자동차 등 다른 산업의 대기업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에너지안보·탄소중립에 대응하는 기술이 이제 전 산업의 기업에게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국내 굴지의 대기업은 대규모 전시부스에서 에너지안보·탄소중립에 대응하기 위한 비전과 솔루션을 제시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정보기술(IT)을 활용해 에너지효율에 기여할 수 있는 기술을 선보였고, 현대차는 전기차와 수소차 라인업을 선보이며 관람객의 관심을 끌었다.
구체적으로 현대차는 2030 기후산업국제박람회 참가 업체 중 가장 큰 828㎡에 달하는 대형 전시관을 꾸려 존재감을 뽐냈다. 플래그십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9과 함께 비롯해 △수소전기트럭 살수차 △수소연료전지 멀티콥터 드론 △수소연료전지 기반 ‘엠비전 투고’ △수소 기반 탄소중립 제철 공정 모형 △수소연료전지 분리판 △수소전기트램 모형 등을 전시했다.
EV9은 직접 탑승할 수 있도록 개방했다. 일반 관람객이 첨단 친환경 신기술과 내부 인테리어를 살펴보는 등 관심이 높았다. 180㎾급 수소연료전지시스템과 최고출력 350㎾급 구동모터가 탑재된 수소전기트럭 살수차는 전시장에서 가장 큰 전시품목으로 존재감을 뽐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미래 가전에서 구현될 에너지효율 기술을 전시관에 구현하고, 탄소중립에 대응하기 위한 회사의 철학과 비전을 소개했다.
삼성전자는 바이오 플라스틱 등 소재, 생산 과정에서 프레스 공정 축소, 인공지능(AI) 절약 모드 등 제품 생산에서 소비까지 적용하는 삼성전자의 친환경 노력을 설명했다. 생산부터 소비까지 탄소를 줄이기 위한 삼성전자의 효율적인 공정과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에어컨, 세탁기, 냉장고 등 주요 제품의 에너지 절약 기술을 상세히 소개했다.
LG전자는 재생에너지를 생산하고 고효율 가전제품과 냉난방 시스템을 적용한 ‘넷제로 하우스’를 구현했다. LG 씽큐((ThinQ) 앱으로 발전량과 가정 내 사용량, 에너지저장장치(ESS)의 저장량 등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키오스크에 구현했다. 씽큐앱에서는 각 가전별 사용량과 일일, 주간, 연간 사용 현황까지 한번에 확인할 수 있었다.
부산=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