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중앙처리장치(CPU)계 거장이라 불리는 짐 켈러와 인공지능(AI) 반도체를 만든다. 스마트 TV를 포함한 LG전자 제품에 첨단 AI 반도체가 대거 탑재될 전망이다.
LG전자는 캐나다 AI 반도체 회사 텐스토렌트와 AI 및 칩렛 기반 반도체를 개발한다고 31일 밝혔다.
텐스토렌트는 2016년 설립된 회사로, 반도체 설계 분야 입지적 인물인 짐 켈러가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다.
그는 AMD에서 젠(Zen) 아키텍처를 개발해 회사 성장에 결정적 역할을 했으며, 이후 애플과 테슬라에도 몸 담아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와 자율주행 전용 시스템 설계도 맡았다.
세계 최대 시스템 반도체 업체인 인텔에서도 기술·시스템 아키텍처·클라이언트 그룹 수석 부사장 겸 실리콘엔지니어링 부문 총괄까지 올라 인텔 프로세서 혁신을 주도한 인물이다.
LG전자는 텐스토렌트 AI 반도체 기술을 스마트TV에 적용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텐스토렌트는 인텔 주도 x86과 영국 Arm 대항마로 손꼽히는 반도체 설계자산(IP) 아키텍처 ‘RISC-V’를 활용하고 있다.
RISC-V는 오픈소스를 기반으로 해 비용과 개발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며 확장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LG전자는 텐스토렌트와 제휴로 AI 성능과 효율성이 향상된 칩을 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사는 칩렛 분야에서도 협력하기로 했다. 칩렛은 서로 다른 반도체 칩을 연결해 성능을 향상하는 기술이다. 최근 반도체 공정 미세화 한계를 보완할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LG전자와 텐스토렌트는 칩렛 기반 반도체를 데이터센터에 적용한다는 계획으로, LG전자가 강점을 가진 비디오 코텍 기술도 여기에 녹여낼 방침이다. 스마트 TV 뿐 아니라 콘텐츠가 유통되는 데이터센터 단에서도 영상 처리 기술을 활용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양사는 스마트 TV를 시작으로 자동차 관련 기기 등 다른 LG전자 제품에도 AI 칩을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 LG전자가 AI 반도체 칩 개발 로드맵을 구축하는데 텐스토렌트가 적극 참여하는 등 협업 범위를 넓힌다.
짐 켈러 텐스토렌트 CEO는 “LG는 이번 협력으로 미래 칩 솔루션을 위한 기술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동시에 차별화된 제품을 구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으며, 김병훈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는 “텐스토렌트의 기술을 기반으로 LG 시스템온칩(SoC) 경쟁력을 강화하고, LG의 비디오 코덱 기술이 텐스토렌트가 데이터센터 고성능 프로세서 시장을 공략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