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즈 콘텐츠가 통신업계 게임체인저로 부상했다. 미래 고객을 선점할 수 있고, 부모 고객층의 저변 확대가 가능해서다. 이를 위해 통신사는 아이가 원해서 이용하는 콘텐츠에 그치지 않고 부모가 아이의 교육 또는 양육을 위해 이용하는 콘텐츠로 이용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는 ‘잼(ZEM)’ 브랜드를 통합해 콘텐츠와 앱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잼은 만 12세 이하 아이들을 위한 SKT와 SKB의 유무선 통합 키즈 서비스 브랜드다. SK브로드밴드는 키즈 콘텐츠를 IPTV B tv에서 제공하고, SK텔레콤은 아동 맞춤형 휴대폰과 요금제 등을 지원하는 식이다.
B tv 잼은 키즈 교육 콘텐츠가 강점이다. 특히 영어 교육에 특화됐다. 미국의 최장수 어린이 프로그램 ‘세서미 스트리트’ 브랜드 콘텐츠를 독점 제공 중이다. 세서미 스트리트는 런칭 1주차 대비 5주차에 시청자수 71%, 시청건수 58%, 시청시간 52% 상승을 기록했다.
초등 학습만화 ‘Why?’ 시리즈는 영상으로 자체 기획 제작해 IPTV 최초로 독점 제공 중이다.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시청지표도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1월 대비 5월에는 시청자수 90%, 시청건수 133%, 시청시간 169% 증가했다.
KT 영유아동 전용 IPTV 서비스 ‘지니tv 키즈랜드’는 최다 규모의 키즈 콘텐츠를 보유했다. 영어, 독서, 누리과정, 홈스쿨 등 영유아동 교육 콘텐츠 8만 여편을 확보했다. 키즈랜드는 2018년 5월 개시 이후 출시 3년 6개월만에 누적 이용 가구 600만을 기록했다.
KT는 국민 육아 멘토로 불리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를 내세운다. 오은영 박사와 콜라보로 제작한 감정표현 동화 및 육아 상담 콘텐츠, 오은영표 놀이 콘텐츠 등이 대표적이다.
LG유플러스 ‘아이들나라’는 키즈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계의 넷플릭스를 표방한다. 특히 넷플릭스처럼 OTT 플랫폼의 핵심 경쟁력인 오리지널 콘텐츠에 공을 들인다. 지금까지 11개 시리즈, 총 493개 콘텐츠를 직접 제작했다.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오리지널 콘텐츠는 총 약1630만 뷰를 기록했다.
아이들나라는 OTT 중심으로 콘텐츠를 확대하고, 양방향 학습을 적용하는 등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다. 이전엔 LG유플러스의 IPTV 가입자만 이용 가능했지만, 이젠 타사 통신 서비스 가입자들도 쓸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아이들나라의 사업 성과를 기반으로 분사까지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동심을 잡으려는 통신업계 노력은 이어질 전망이다. 키즈 콘텐츠는 아이가 콘텐츠에 호감을 가지는 경우, 부모는 아이가 이용하는 미디어를 임의적으로 바꾸기 쉽지 않으며 아이를 위해 유료 콘텐츠를 이용하는 비중이 높다. 영유아, 아동이 선호하는 콘텐츠일수록 부모의 통신 서비스에 대한 ‘락인’ 효과가 나타날 확률도 높다는 점에서 시장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한편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키즈산업 시장 규모는 2012년 27조원, 2018년 40조원에 달했으며 지난해 5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권혜미 기자 hyemi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