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구글·넷플릭스 등 빅테크에게 공정한 망 인프라 기여를 요구하는 법률안 제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빅테크기업 반발에도 주요 정책당국자들은 망 공정기여 법안을 제정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티에리 브르통 EU 내부시장 담당 집행위원은 7일(현지시간) 지역내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EU가 다른 지역에 뒤처지고 있으며, 디지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통신망에 대규모로 투자해야 한다”며 “망 공정기여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브르통 위원은 데이터 통신망과 5세대(5G) 이동통신 활성화를 지원하기 위해 빅테크가 투자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이후 유럽통신규제기구는 망 공정기여 입법이 필요하지 않으며, 빅테크가 통신사 망 이용대가를 지불하는 것은 망 중립성을 위배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브르통 위원은 이에 대해 반박하며 법안 추진 의지를 재차 확인한 것이다. 그는 “우리는 망 중립성을 건드리지 않을 것”이라며 “(망 공정기여는) 망 중립성 변경에 관한 문제가 아니다”고 일축했다. 그는 “우리의 가치와 앞으로의 디지털 시대 계획을 위한 것”이라며 “망 중립성을 이유로 망 공정기여를 반대하는 것을 멈춰 달라”고 호소했다.
브르통 위원은 망 공정기여가 인프라 확산에 핵심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EU 통신사의 시가 총액은 일관적으로 미국을 추월하지 못하고 있으며, 5G도 EU는 세계의 다른 지역에 뒤처져 있다”고 밝혔다. 브르통에 따르면, 미국 인구 기준 5G 보급률은 95%이고, EU는 72%에 그친다. GDP를 기준으로 보면 EU의 5G 투자는 세계의 다른 지역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브르통은 “유럽도 엣지 클라우드 컴퓨팅, 인공지능, 네트워크 가상화에 투자해야 한다”며 “우리는 시간을 낭비할 여유가 없으며, 우선 인프라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브르통은 6월 말까지 망 공정기여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하고, 법률로 구체화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망 공정기여에 반대하는 콘텐츠 진영의 반발도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지성 기자 jisu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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