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 순천대리점 직원 신대식씨](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3/06/11/news-p.v1.20230611.e6449fbab4a347aebfbfc0c42f6a6c62_P1.jpg)
“고객님, 아드님 사용하시던 번호입니다. 이제 고객님이 사용하실 수 있어요.”
전라남도 순천시 LG유플러스 대리점에서 근무하는 신대식 씨는 고인이 된 아들의 전화번호를 다시 쓰고 싶어하는 80대 어르신 A씨를 위해 자기 일처럼 나서서 번호를 찾아줘 사내 고객감동 사례에 선정됐다.
신 씨는 단골 소개로 A씨를 처음 만났다. A씨 며느리가 신 씨의 단골고객인데, 장흥에 거주하는 시아버지에게 순천에 있는 신 씨 매장을 추천한 것이다. A씨는 “신 씨가 일을 친절하게 잘 해결해준다”는 며느리 말만 믿고, 순천에 있는 매장까지 한 시간이나 걸려 일부러 찾아왔다고 했다.
신 씨는 “사실 고객을 처음 만났을 때 화를 많이 냈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신 씨에게 특정 번호를 사용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는데, 그 번호는 당장 사용하기 어렵다고 하니 화를 냈다는 것이다.
신 씨는 A씨에게 이유를 물었다. A 씨는 고인이 된 아들의 번호를 사용하게 해달라고 부탁하기 위해 신 씨를 찾아왔다고 했다. 자초지종을 들은 신 씨는 A씨가 당장 그 번호를 써야 한다며 화를 내던 모습이 공감이 됐다.
하지만, 해당 번호는 해지 후 일정 기간이 지나 사용할 수 없도록 묶여 있었다. 신 씨는 하루에도 몇 번씩이나 A씨를 떠올렸다. 그가 찾던 번호가 일정 기간이 지나면 사용 가능한 번호로 풀리기 때문에 다른 사용자에게 번호가 배정되기 전에 신 씨가 먼저 선점해야 했기 때문이다.
신 씨는 번호 재사용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책상에 메모지를 붙여놓고 수시 확인했다. 자신이 매장에 없을 때, 다른 직원이 처리할 수 있도록 해당 내용을 공유하고 당부했다. 휴일에는 전화로 당직 근무를 하는 동료에게 확인을 요청했다.15일 가량 지나고 번호가 풀렸다. 신 씨는 빠르게 해당 번호를 확보할 수 있었다. 신 씨는 번호가 나오자마자 A씨에게 소식을 전했다. 아들 번호를 돌려줬다.
신 씨도 아버지가 폐렴으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 A씨에 더욱 공감됐다고 했다. 신 씨는 ‘”혹시라도 아버지를 찾는 연락이 올까봐 아버지 번호를 찾고 싶었는데, 찾지 못했다”며 “아들에게 온 메시지를 보며 아들을 생각할 고객 모습을 떠올리니 저도 위로를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박지성 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