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드론산업 준비도 주요 선진국중 최하위”

BT그룹, 주요 12개국 조사
R&D·통신인프라 부문 1위
합리적 규제땐 글로벌 선도
UAM 법·주파수 지정 시급

드론 이미지(출처: GSMA)
드론 이미지(출처: GSMA)

드론 산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우리나라 준비 수준이 주요 선진국 가운데 최하위로 나타났다. 물론 한국은 드론관련 항공규제에 비해 기술·산업적 준비도가 우수, 합리적 규제가 뒷받침되면 세계 시장을 선도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평가도 받았다. 현재 드론 등 도심항공교통(UAM) 관련법은 국회에서 잠자고 있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가 영국 BT그룹에 의뢰해 진행한 ‘드론 준비도 조사’에서 한국은 12개국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BT그룹은 영국 드론 산업발전 방향을 진단하기 위해 G7(미국·일본·독일·영국·프랑스·이탈리아·캐나다) 국가와 더불어 한국·싱가포르·핀란드·스위스·호주를 대상으로 조사했다. 도심항공교통(UAM), 산업용 드론을 대상으로 △규제 △경제 △통신·ICT △기업수요를 중심으로 평가했다.

드론 규제 순위
드론 규제 순위

스위스는 종합 드론 준비도 부문에서 100점 만점에 73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탈리아가 70점으로 2위, 독일·프랑스·핀란드가 68점으로 공동 3위, 일본이 67점으로 6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49점으로 12개국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미국은 58점으로 11위에 랭크했다.

드론 산업 활성화를 위한 핵심인 ‘규제’ 부문에서도 일본·핀란드·프랑스·독일·이탈리아·스위스가 80점으로 1위를 기록한 반면 한국과 미국은 43점으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한국은 드론 규제 분야와 관련해 네트워크기반 인증체계(33점), 전자적 식별체계(33점), 비가시권드론(BVLOS) 허용정책(33점), 항공관제체계(UTM·33점) 등 분야에서 평균값에 미달했다. 비가시권드론 제한정책은 조사국 평균(67점)과 일치했고, 모바일 항공허가 규제 부문(67점)에서만 조사국 평균(50점)을 상회했다.

한국이 강점을 나타낸 분야는 연구개발(R&D) 부문이다. 100점 만점을 기록하면서 세계시장 선도 가능성을 보여줬다. 롱텀에벌루션(LTE), 5G 등 드론 통신인프라 부문에서도 한국은 1위를 기록했다. 산업수요 부문에서는 세계시장과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

반면, 종합 1위를 차지한 스위스는 2027년 세계최초 도심 비가시권 드론 비행을 허용하고 스위스 연방 민간항공청(FOCA)을 중심으로 세밀한 원격인증체계와 비행규제를 마련한 것으로 나타났다.

BT그룹은 “한국은 드론 규제와 전체 준비도에 있어 미국과 공동 최하위를 기록했지만, 실패한 정책의 신호로 해석하기엔 곤란하다”며 “BVLOS 항공편 허용과 UTM 개발이 진행되고 있으며, 2023년 규제 체계가 마련되고 2025년 9개 지방도시를 지정한 드론 시범도시를 통해 대규모 상업비행이 예정돼 있어 향후 12개월간 변동성이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국내 전문가들은 UAM·드론 관련 국내 산업·기술 기반이 우수한만큼, 상용화를 위한 제도 도입을 서둘러 달라고 주문하고 있다. 국회에는 UAM 특별법이 발의돼 안전규제 등을 명시하고 있지만, 아직 통과되지 않은 상태다. 안정적 UAM 비행을 위한 주파수도 결정되지 않았다. 이동통신사들은 고흥 등 UAM 실증단지에서 일반 상용 5G 주파수를 이용해 상공망 구축을 실증하는 단계다.

이동통신사의 UAM 전문가는 “2025년 UAM 초기 상용화를 위한 기술적 준비를 콘소시엄을 중심으로 착실하게 진행하고 있다”며 “정부와 국회가 관심을 갖고 관련 주파수 지정과 UAM 특별법 통과를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드론 준비도 순위
드론 준비도 순위

박지성 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