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인 미디어] ‘시크릿 인베이젼’ 속 외계 변신 종족이 만들어내는 스릴러

시크릿 인베이젼
시크릿 인베이젼

“침략이 현실이 됐어, 로디. 그런데 침략자가 누군지를 몰라”

디즈니플러스의 2023년 첫 마블 오리지널 시리즈인 ‘시크릿 인베이젼’은 지구를 위협하는 외계 종족 ‘스크럴’의 위협에 맞서는 ‘닉 퓨리’의 활약을 그린 미스터리 첩보 스릴러 블록버스터다.

마블 스튜디오 작품 속 스크럴은 직접적인 신체 접촉 없이도 원하는 인간의 모습으로 형태를 변환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외계 종족이다. ‘캡틴 마블’에서 크리 종족의 학살을 피해 지구에서 지구인의 모습으로 암약하고 있는 것으로 처음 등장한 바 있다. 스크럴은 쳐다보는 것 만으로 순식간에 상대의 모습으로 바뀔 수 있을 뿐 아니라 DNA와 최근의 기억까지 복사할 수 있다. 옆의 동료가 진짜 아군인지, 변신한 스크럴인지 알 수 없기 때문에 공포스럽다.

모습을 자유자재로 변형하거나 나와 똑같이 바꿀 수 있는 존재는 SF물에서 자주 등장하는 캐릭터다. 90년대 SF 블록버스터 ‘터미네이터’ 시리즈에서 다른 사람으로 모습을 바꾸는 액체형 안드로이드는 아직까지 회자될 정도로 깊은 인상을 남긴 빌런으로 기억되고 있다. ‘엑스맨’ 시리즈의 인기 캐릭터인 미스틱은 다른 인간의 외형을 그대로 복사할 수 있는 돌연변이 능력으로 아군일때는 누구보다 든든하지만 적일 때는 공포와 의심을 주는 존재로 그려진다.

생물학에서는 동물이 천적의 공격을 피하거나 경고, 혹은 먹이를 사냥하기 위해 특수한 모습으로 바꾸는 행동을 ‘의태’라고 한다. 곤충과 양서류가 변태 과정을 거칠 때 모습을 아예 다른 형태로 바꾸는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또한 인도네시아 바다에 서식하는 흉내문어는 유연한 몸을 자유자재로 바꾸며 사물의 색에 맞춰 변화하기도 한다. 근육 섬유에 연결되어 있는 색소 주머니의 수축 및 이완을 통해 색을 바꾸는 원리다. 흉내문어는 자이언트 크랩, 바다뱀, 넙치, 불가사리 등 무려 40가지 생물로 변신할 수 있다.

스크럴의 변신 장면을 보면 문어와 같은 연체동물을 참고한 듯하다. 초록색 피부가 사람의 피부색으로 바뀔 때 마치 문어가 색소 주머니를 수축 팽창해 색을 바꾸는 모습과 유사하다. 원형으로 피부색 반점이 펴져 나가면서 몸의 근육과 피부가 연체동물처럼 물결치듯 뒤틀리며 기괴하지만 절묘하게 현실적인 변신이 완성된다. ‘스크럴’의 수장 ‘탈로스’ 역을 맡은 벤 멘델슨은 시리즈 연출에 대해 “어두운 사실주의나 로케이션 촬영, 분위기, 각본까지 이 시리즈는 스릴러다”라며 전한 바 있어 SF적인 요소가 추가된 보다 현실적인 변신을 적극적으로 채용해 긴장감을 극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디즈니플러스 마블 오리지널 시리즈 ‘시크릿 인베이젼’은 엔드게임 이후 지명 수배 1순위가 된 어벤져스의 설계자 ‘닉 퓨리’가 인간으로 변신해 사회 곳곳에 숨어든 스크럴 종족에 맞서며 시작되는 기밀 작전을 다루고 있다. ‘시크릿 인베이젼’은 오는 21일 디즈니플러스에서 볼 수 있다.

권혜미 기자 hyemi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