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모빌리티 업계가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전쟁’에 나섰다. 자동차 시장이 기존 하드웨어(HW)에서 소프트웨어(SW) 중심으로 전환하면서 전장 부품, SW 플랫폼, 완전 자율주행차 등 다양한 비즈니스가 창출된다. SW를 통해 기존 자동차 시장에서 다양한 사업 기회를 모색할수 있다는 점에서 SDV 산업 활성화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이에 모빌리티 기업은 각사마다 SW 경쟁력을 견고히 하는데 역량을 집중한다. SDV 시대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기업은 한순간에 몰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체 기술 개발뿐 아니라 다른 사업자와 협력하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세계 모빌리티 업계가 SW 중심의 미래 자동차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
◇SW가 바꾼 모빌리티 시장
테슬라는 전기차에 소프트웨어(SW)를 적용하면서 기존 자동차 시장 구조를 전기차 중심으로 재편해 판도를 바꿨다. 전기차 성능을 SW로 고도화하거나 카메라, 라이다, 레이더 등 전장 부품을 탑재한 SW 중심의 자율주행차를 빠르게 출시했다. 전기차 업체에서 나아가 새로운 모빌리티 기업으로 성장했다.
현대자동차, 폭스바겐 등 기존 완성차업체도 SDV 전환을 가속화했다. 현대차는 2025년까지 SDV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완전히 전환하기로 했다. 현대차·기아는 SDV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 최근 연구개발(R&D) 조직을 스타트업과 같은 연합체방식(ATO)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콘티넨탈, 보쉬, 현대모비스 등 부품 업체도 SDV 시장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완성차의 SDV 전환 움직임에 맞춰 지속적인 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콘티넨탈은 지난 14일 독일에서 열린 ‘테크쇼 2023’에서 SW 중심의 모빌리티 지속 성장을 위한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존 전장 부품에 인공지능(AI)을 결합한 라이다, 레이더, 카메라 30여종 전장 부품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카메라, 라이다, 레이다를 결합한 자율 주행 자동차 전용 모빌리티 플랫폼을 공급할 것으로 보인다.
니콜라이 세처 콘티넨탈 최고경영자(CEO)는 “내년 자동차 산업은 드라마틱한 성장을 보이진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며 “콘티넨탈은 SDV 시장에서 SW 중심으로 사업 전환과 협력을 서둘러 기술 고도화와 성장 동력 발굴에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쉬와 하만, 현대모비스도 HW에 이어 SDV 전쟁에 뛰어들었다. 완성차 업체들의 SDV 전환 움직임에 맞춰 라이다 등 전장 부품 개발을 강화하거나 SDV 특화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보쉬와 현대모비스는 전장 부품을 SDV에 적용할수 있도록 준지하고 있다. 보쉬는 고객사에게 SDV에 특화된 제품과 솔루션도 제공할 계획이다. 현대모비스는 SW 중심으로 ‘뉴 모비스 비전’을 제시했다. 미래 모빌리티 필수 요소인 SW 개발 역량을 확보해 비즈니스 모델을 전환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뤄내겠다고 설명했다. 콘티넨탈은 테크쇼에서 보쉬와 현대모비스를 SDV 시대 부품 경쟁사로 꼽기도 했다.
◇완전자율주행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확장
SW는 는 기존 산업을 대체하는 새로운 산업 구조를 만들어내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완전 자율주행차다. 완전 자율주행은 애초 2030년 이전에 실현이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높은 기술 장벽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SDV 시대가 가시화하면서 완전 자율주행차는 2027년 출시가 기대되고 무궁무진한 성장 기회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콘티넨탈, 보쉬, 현대모비스 등은 자율주행 자동차 핵심 부품인 반도체까지 내재화하려 하고 있다. 콘티넨탈과 보쉬는 미국 반도체 설계:기업 암바렐라와 협력해 자율주행 반도체를 개발하고 있다. 콘티넨탈은 2027년 사람 개입 없는 완전한 형태의 자율주행 자동차에 들어가는 솔루션을 출시할 계획이다. 세처 CEO는 “완전 자율주행은 성장 가능성이 크다”며 “SW 기술을 강화하거나 반도체 협력을 통해 자율주행 생태계를 구축해 시장에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SDV 시장서 살아남으려면
SDV 시대 생존 전략은 공급자와 수요자의 유기적 연결이다. 고객사들이 원하는 솔루션을 안정적으로 구축해야 한다는 의미다. 특히 HW, SW 결합형 플랫폼이 속속 등장하면서 자율주행 레벨2~레벨4 단계에 까지 대응 능력을 키울수 있게 됐다.
전문가들은 완성차들이 원하는 HW, SW 플랫폼을 적시에 개발하는 것이 주요 관건이라고 조언한다. 모빌리티 업체의 역할은 수요자에게 플랫폼을 공급하는 것인 만큼 SDV 중심의 기술 개발 강화를 통한 차별화 전략을 내세워야 한다는 의미다.
임현진 한국자동차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가격 전략만으로는 기업의 장기 생존을 담보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면서 “완성차업체들이 여러 비가격 경쟁요소에 집중하면서 정교한 제품 차별화로 시장 지배력을 높이려 할 것이고, 결국 SW 관련 기반 기술이 핵심 갱쟁력일 될”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지웅 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