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사교육 경감을 위해 중학생 대상 EBS 유료 콘텐츠를 무료로 전환하고 초등 예체능 프로그램도 확대한다. 숲·생태·아토피 치유 등 다양한 테마형 유치원도 지정한다.
교육부는 사교육 경감대책을 26일 발표했다.
초중고 사교육비가 2007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 코로나19 기간을 제외하고는 계속해서 증가했다는 분석에 따른 조치다. 지난 해에는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올해 물가상승과 함께 사교육비가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여기에 윤석열 대통령이 킬러문항을 중심으로 한 사교육 카르텔을 언급하면서 사교육 경감 대책에 정부가 정책역량을 쏟고 있다.
사교육 경감 대책의 핵심은 킬러문항 배제를 중심으로 한 공정 수능 실현이다. 이와 함께 정부는 △사교육 카르텔 대응 △대학별 고사에도 공정 입시 체제 구축 △EBS 개편 통한 교과 보충 △초등 예체능 프로그램 확대 △유아 공교육 강화 등을 실행한다.
교육부는 사교육 카르텔 근절을 위해 신고센터를 운영 중이다. 제보된 부조리에 대해서는 공정위나 경찰청 등 관계기관과 공조해 조치할 계획이다. 수능 뿐만 아니라 논술·구술 등 대학별고사 역시 교육과정 수준과 범위를 벗어나지 않도록 점검한다. 교육과정 범위를 벗어난 대학에는 엄중한 시정명령을 내릴 방침이다. 수행평가나 지필평가 같은 내신에서도 교육과정 내에서 이루어지도록 학교 내 교과협의회를 통한 교차검토를 시행한다. 복잡한 입시에 대한 고가 컨설팅 수요도 무료 대입 상담 등으로 해소한다는 계획이다. 수요자가 원하는 데이터를 쉽게 검색해 활용할 수 있도록 정보공시를 내년부터 개편한다. 자사고·외고·국제고가 사교육을 유발하지 않도록 후기 학생 선발 및 자기주도학습전형도 유지한다. 입학전형 영향평가는 개선한다.
학원에 가지 않고도 학습을 보충할 수 있도록 콘텐츠를 지원한다. EBS 시스템을 개편하면서 중학생 대상 유료 강좌는 무료로 전환한다. 방과후 교과 보충지도도 확대한다.
초등 사교육 경감을 위해서는 늘봄학교와 예체능 프로그램 확대가 중점적으로 시행된다. 사교육 수요가 많은 예술·체육 맞춤형 방과후 프로그램을 늘리고 초·중등 전 과정에서 1인 1특기 계발을 지원한다. 내년 100교를 대상으로 시범 운영하고 2026년에는 전 학교를 이를 확대한다. 체육·예술 접근성 확대를 위해 학교 신축·개축할 때 또는 학교복합시설 구축 과정에서 수영장과 같은 체육·예술시설을 늘린다. 늘봄학교에 지역대학이 참여하는 사업을 신설하고 소프트웨어(SW)·인공지능(AI) 등 다양한 신산업 분야를 체험할 수 있도록 디지털 새싹캠프도 늘린다. 의대입시반 등 신규 사교육 분야에 대해서는 실태 점검을 거쳐 학부모에게 정보를 제공한다.
유아 공교육 강화를 위해서는 영어·예체능 등 수요가 높은 방과후 과정에 재정 지원을 늘린다. 숲·생태·아토피 치유 등 다양한 테마형 유치원도 지정할 계획이다. 초등 입학을 대비한 사교육 수요에 대비하여 유-초 연계 이음학기를 운영한다. 중장기적으로 유보통합 모델을 반영하고, 3~5세 교육과정도 국가교육위원회와 협력해 개정할 계획이다. 유아 사교육에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유아 사교육비 조사도 신설한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복잡하고 난해한 사교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학생·학부모, 교육청, 관계부처, 나아가 지자체·민간까지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문보경 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