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짜장면을 좋아한다. 종종 짜장면을 배달해 먹거나 식당을 이용하기도 한다. 코로나19가 극심한 상황에서도 짜장면을 시켜 먹고 싶었다. 배달의 시대인지라 배달서비스 앱을 깔고 짜장면과 탕수육을 카드에 넣었는데 ‘아직 회원이 아니신가요?’라는 메시지를 읽었다. 온라인 서비스에 익숙한 사용자라면 질문이 아니라 회원가입을 하라는 말이라는 것을 잘 알 수 있다. 배달 서비스 앱 뿐만 아니라 온라인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회원가입과 로그인을 거쳐야 주문과 구매가 가능하다.
코로나19 상황을 대응하기 위해 기업이나 학교에서 대인간의 거리를 멀리하고 영상미팅과 재택근무를 시행했다. 많은 사람은 폭발적으로 배달앱을 이용해 음식을 주문했다. 뿐만 아니라 휴지, 라면, 생수 등 각종 생필품을 포함한 상품을 온라인으로 주문해 집으로, 회사로 배송을 받는다. 어떤 상품은 24시간이 채 되지 않아 도착하기도 하고 어떤 상품은 저녁 11시 이전에 주문하면 다음날 아침 집 앞에 도착되기도 한다.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온라인 서비스, 애플리케이션, 모바일 앱은 우리에게 유용하게 다가왔다. 그러나 대부분 많은 온라인 서비스들을 이용하기 위해 공통적으로 거쳐야 할 가장 처음 절차 중의 하나가 회원가입과 로그인이다.
회원가입은 특정 서비스를 이용하는 멤버가 되는 것이며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한 기본적인 조건이 충족된다면 가입을 할 수 있다. 회원가입에 필요한 이름, 생년월일, 이메일, 주소, 직업, 심지어 개인적인 취향까지 정보를 입력하도록 요청받는다. 이렇게 입력된 회원의 정보를 바탕으로 고객은 해당 기업으로부터 다양한 정보나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기업입장에서는 어떤 백그라운드를 가진 사용자가 서비스를 어디서 유입했고 어떤 메뉴를 이용했으며 어디를 통해서 빠져나 갔는지 등 다양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 이 데이터를 다시 마케팅 활용에 이용하기 위해 마케팅 동의서를 회원가입 시 받게 된다.
금융 서비스의 경우 더 많은 안전장치를 위해 두 번의 본인인증과 약관동의를 거쳐야 회원가입을 완료할 수 있다. 회원가입이 끝났다고 모든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로그인을 위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생성해야 한다. 아이디 생성을 위한 대·소문자와 특수기호 조합은 보안성을 담보하기 위해 복잡하고 외우기 어렵다. 필자가 사용하는 금융앱의 서비스는 10개가 조금 넘는다. 외우기가 어려우니 동일 또는 유사한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설정해 놓는다. 기타 공공기관, 회사 업무와 관련된 사이트, 개인이 이용하는 서비스 모두를 합치면 머릿속의 암기는 불가하다.
서비스 본론으로 진입하기 위해 약관동의의 긴 내용들은 읽고 확인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없다. 모두가 아는 불편한 사실은 약관동의를 읽지 않고 최대한 빨리 동의체크를 하고 다음 버튼을 눌러 버린다. 이러한 불편한 사실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온라인 서비스 또는 모바일앱, 다양한 디바이스의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하기 위해 회원가입과 로그인을 프로세스의 가장 앞에 놓는 이유는 무엇일까? 디자이너 또는 개발자의 습관일까? 아니면 절대적인 절차인가? 또한 회원가입에 입력해야 하는 많은 정보가 짜장면 한 그릇을 주문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필수적 정보인 것이 맞는 것인가?
짜장면에 비유가 단적인 예시일 수 있다.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용할 사용자의 경험의 가치 관점에서 과도한 정보입력이나 많은 단계들, 비합리적인 순서들을 제공하지 않도록 섬세한 제공이 필요하다.
김인숙 팀플레이어 대표 ux.teamplyer@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