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기업공개(IPO)를 앞둔 바이오 기업 중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관심을 받는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 다수 포함돼 눈길을 끈다. 인공지능(AI), 세포·유전자치료제 등 글로벌 시장 핫 키워드로 부상한 기술을 앞세워 위축된 국내 바이오 투자심리를 녹인다는 목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IPO를 준비하는 파로스아이바이오, 큐로셀, 와이바이오로직스, 엔솔바이오사이언스가 독자 기술로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국내외 제약사에 기술이전한 성공 사례도 보유하고 있어 성장 기대감도 크다.
파로스아이바이오는 국내 처음으로 AI 기반 후보물질을 보유하고 임상까지 진입했다. AI·빅데이터 기반 신약개발 플랫폼 '케미버스'를 활용해 희귀난치성 질환 치료제를 개발한다. 다국적 임상 1b에 진입한 FLT3 저해 기반 급성 골수성백혈병 치료제, 국내 임상 1상 중인 재발성 난소암 치료 후보물질 'PHI-101'을 보유했다. 종양 성장과 증식에 관여하는 암 유발 유전자인 KRAS에 대한 저해제 'PHI-201'은 유한양행에 작년 기술이전 후 공동으로 연구개발하고 있다.
이 회사는 바이오, 화학, IT 관련 전문가가 두루 포진한 것이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윤정혁 대표는 2006년 국내 최초로 빅데이터·화학정보학 기반 질환-약물 네트워크 분석 소프트웨어인 아이디맵(ID-Map)을 바이오인포매틱스 저널에 발표했다. 한혜정 최고개발책임자(CDO)는 바이오마커 기반 신약개발 연구 권위자로 다국적 제약사 로슈 수석연구원을 지냈다.
개인 맞춤형 치료제로 주목받는 '카티(CAR-T)' 치료제를 개발하는 큐로셀은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 청구 후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국내에서 카티 치료제 임상에 진입한 기업은 큐로셀이 처음이다. 이 회사는 면역세포 유전자를 조작해 카티 후보물질의 면역 억제 현상을 줄여 치료제 효과를 높이는 자체 기술 '오비스'를 보유했다. 림프종 치료제로 파이프라인 '안발셀'을 보유했다.
김건수 큐로셀 대표는 카티 분야 전문가인 김찬혁 카이스트 교수, 항체 전문가인 심현보 이화여대 교수와 함께 회사를 설립했다. 김 대표는 20년간 의약품 개발 연구와 전략기획 등의 경험을 보유한 전문가다.
와이바이오로직스는 항체 신약 개발 기업이다. 2021년 IPO에 도전했다가 철회 후 진전된 임상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코스닥 상장에 재도전했다. 고유 인간항체 라이브러리(Ymax®-ABL)와 T세포 이중항체 플랫폼 기술(ALiCE)이 핵심이다. 고형암 대상 면역항암제 파이프라인 'YBL-006'을 개발 중이며 임상 2상 중이다. 박영우 와이바이오로직스 대표는 항체의약품 1세대 연구자로 현재까지도 플랫폼 개발을 총괄하고 있다.
생체유래 펩타이드 기반 신약 개발사인 엔솔바이오사이언스는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김해진 대표는 컴퓨터공학 박사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18년간 IT 연구원 경험을 갖춘 IT 전문가다. 신약 개발에 IT를 접목해 신약 후보물질을 찾아내는 플랫폼 'KISDD'를 개발했다.
회사는 현재 단백질 상호작용을 조절하는 펩타이드 기반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퇴행성 디스크 치료제(P2K), 골관절염 치료제(E1K), 삼중음성유방암 항암제(C1K) 등을 파이프라인으로 보유했다. 특히 P2K는 유한양행과 미국 스파인바이오파마에 기술 이전했다. 스파인바이오파마가 미국에서 임상 3상을 실시하고 있다.
강하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시장에서 비상장 바이오 기업은 트렌드에 부합하는 기술을 보유한 기업 위주로만 라이선스 계약이나 투자유치에 성공한 사례가 많았다”면서 “기술력과 라이선스 아웃 이력이 있고 글로벌 바이오트렌드에 부합하는 바이오 기업들이 중요한 시기를 맞았다”고 말했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
AI·세포유전자치료제 등 신기술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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