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칩 설계 비용이 점점 많이 들고 있습니다. 복잡성도 함께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CEVA와 같은 반도체 설계자산(IP) 기업과 협력이 매우 중요합니다. 반도체 개발 프로젝트의 각종 위험과 시간을 줄이는 동시에 혁신과 차별화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미르 파누쉬 CEVA 최고경영자(CEO)는 반도체 IP 중요성이 어느때보다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IP는 칩 내 주요 기능을 담당하는 회로를 블록 단위로 개발한 것으로, 반도체 칩 설계를 용이하도록 돕는다. 보통 라이선스 방식으로 팹리스 등에 IP를 제공한다. 파누쉬 CEO는 “반도체 개발업체(고객)가 IP 공급업체 전문성을 활용하면 칩의 다른 영역에서 연구개발(R&D) 투자를 집중할 수 있어 차별화된 제품을 구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소재 대표 반도체 IP 공급업체인 CEVA 주력 분야는 디지털신호처리(DSP)다. 여러 입력 신호를 특정 목적을 위해 디지털적으로 처리하는 DSP는 반도체 집적 기술과 정보기술(IT) 발전으로 수요가 급상승하고 있다. 파누쉬 CEO는 “최근 인공지능(AI), 와이파이, 5세대 이동통신(5G), 임베디스 시스템까지 DSP 활용 저변이 넓어졌다”며 “CEVA가 핵심 성장 동력으로 삼은 분야”라고 말했다.
파누쉬 CEO는 특히 '연결성'에 주목했다. 모든 것이 연결되는 IT 시장 추세에 따라 블루투스와 와이파이 등 기술 활용이 확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같은 변화는 CEVA IP 수요로 이어지고 있다. 그는 “최근에는 자동차 산업에서도 CEVA IP 수요가 커지고 있다”며 “완성차 업체들이 자체적으로 칩을 설계하고 전동화 영향으로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 구동계, 배터리 관리 시스템에서 CEVA DSP를 사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CEVA는 한국 시장에도 집중 투자하고 있다. IT 산업 발전으로 시장 잠재력이 크기 때문이다. 이미 한국에서 수억대 스마트폰에 DSP IP를 공급했다.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생산되는 가전, 자동차, CCTV, 사물인터넷(IoT) 분야에서 CEVA 제품이 쓰인다. 최근에는 LG전자 TV 매직 리모컨에 CEVA 솔루션이 제공된 바 있다. 파누쉬 CEO는 이를 두고 “한국에서 가장 성공적인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IP 적용 사례”라고 손꼽았다.
최근 CEVA가 출시한 DSP IP(CEVA-XC22)는 한국 이동통신 시장을 정조준했다. 5G RAN 장비에서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파누쉬 CEO는 예상했다. 최근 삼성전자 파운드리 생태계에 IP 파트너로 합류한 CEVA는 IP 포트폴리오를 활용한 삼성 파운드리 고객사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파누쉬 CEO는 무선통신, AI, 자동차와 커넥티비티 등 분야에서도 한국 시장은 다양한 기회가 있다고 봤다. 이 분야에서는 한국은 패스트 팔로워가 아닌 '퍼스트 무버'가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은 높은 기술력을 가진 나라로 새로운 기업이 반도체와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확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많다”며 “CEVA는 이러한 기업을 찾아 파트너십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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