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SA 견학 중 월북한 미군…“갑자기 하하하 웃더니 뛰어갔다”

주한미군 이등병 트래비스 킹
미국 호송 예정…비행기 탑승 안 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견학하다 무단 월북한 미군 트레비스 킹. 사진=WISN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견학하다 무단 월북한 미군 트레비스 킹. 사진=WISN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견학하다 월북한 미국인이 주한미군으로 밝혀진 가운데 미국에서 그와 관련한 보도가 쏟아지고 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18일(현지시간) JSA를 견학하다 무단으로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월북한 미국인이 올해 23세인 이등병 트레비스 킹이다.

CNN 방송에 따르면 킹은 한국에서 폭행으로 징계를 받고 구금됐다가 47일 만에 풀려났다. 그는 이 폭행 사건의 징계로 미국으로 호송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군 호위병들이 보안 검색대를 통과할 수 없었기 때문에 혼자 터미널 안으로 들어갔고 비행기에 탑승하는 대신 돌연 JSA 견학에 참여했다.

한 당국자는 “군인이 고의로 월북을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가 왜 미국행 비행기에 탑승하지 않았는지, 월북한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아 미국 정부가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킹과 같은 투어 그룹에 있던 목격자는 “판문점의 한 건물을 견학했을 때, 남성(트레비스 킹)이 갑자기 크게 '하하하' 웃더니 건물 사이로 뛰어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소식이 전해지자 킹의 어머니인 클라우딘 게이츠는 미국 ABC 방송에 “트래비스가 그런 일을 했다고 믿을 수 없다. 며칠 전 마지막으로 아들과 통화했다. 단지 아들이 집으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엔사는 일주일에 4회(화·수·금·토), 한 번에 40명씩 한국인과 미국인 등을 대상으로 JSA 견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었다. 이번 월북 사건에 대해 유엔사는 진위를 확인하지 않았지만, 해당 견학 프로그램을 취소했다.

미국 정부는 다음날 미군 장병의 무단 월북을 공식 확인했다.

로이드 오스틴 장관은 “우리 군인 중 한 명이 (공동경비구역을) 견학하던 중 고의로 허가 없이 군사분계선을 넘었다”고 했으며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해당 소식을 재차 인정하며 “재 미 국방부가 북한 카운터파트와 이 문제에 대해 대화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레비스 킹의 월북은 지난 2018년 미국 국적의 브루스 바이런 로렌스가 중국에서 국경을 넘어 북한에 들어갔다 억류된 이후 처음으로 확인된 월북 사례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