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대학은 특허를 활용해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가 이미 확립됐습니다. IP펀드 투자라는 새로운 모델로 대학기술지주회사의 패러다임을 전환하겠습니다.”
김지현 연세대기술지주회사 대표는 지식재산권(IP)에 직접 투자하는 '연세대학교기술지주 IP펀드' 결성에 대해 기술창업 인큐베이터에서 투자회사로 변모하는 시작이라고 설명했다. 대학이 보유한 IP는 물론 대학, 공공연구기관, 중소기업이 보유한 특허를 바탕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국가첨단전략산업 기술을 보호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연세대기술지주는 대학이 보유한 기술을 토대로 한 자회사 설립과 수익의 연구개발(R&D) 재투자를 통한 연구 역량 제고 등을 목적으로 2011년 설립됐다. 팁스 운영사 선정과 개인투자펀드 운용을 통해 창업기업육성에 힘써왔다.
김 대표는 “2017년부터 4개의 개인투자조합을 운용하며 100개가 넘는 기업에 투자했다”면서 “바이오기업 라파스 상장을 통한 회수 성과 등 딥테크 스타트업에 대한 초기 투자 전문성을 인정받았다”고 소개했다.
연세대기술지주는 지난 3일 연세대기술지주 IP펀드 결성총회를 개최했다. 300억원 규모로 조성한 IP펀드 중 40%는 딥테크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60%는 IP 프로젝트에 투자한다. 대학과 공공연구기관 기업 등으로부터 특허를 매입한 후 로열티를 지불받거나 특허소송 승소를 통한 배상금 등을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 기술이전과 기술창업을 넘어 IP 직접 투자라는 새로운 모델에 도전한다.
김 대표는 “연구 성과만으로는 대학 재정 운영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5년 넘게 펀드를 운용한 경험을 바탕으로 학교가 가진 지식재산을 정당하게 가치 평가를 받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IP 펀드를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연세대기술지주는 이차전지, 통신·반도체, 바이오 등을 IP 주요 투자 분야로 삼았다. 국가필수전략기술에 대한 특허를 선제 확보해 국가자산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각 분야별 변리사 등 특허 전문가를 갖춰 IP 투자와 운영 역량도 강화한다.
김 대표는 “미국 스탠포드대학 같은 경우 지주회사가 특허를 활용해 대학 차원의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면서 “연세대기술지주회사도 비슷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인적 구성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IP 펀드 추가 조성 의사도 나타냈다. 국가필수전략기술을 바탕으로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경쟁하기 위해선 특허 포트폴리오 다양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바이오 분야의 경우 인천 송도에 위치한 국제캠퍼스와 인근 바이오 대기업과 클러스터 조성을 통한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연세대기술지주는 창업기업 육성과 IP 펀드 수익화라는 두 가지 사업 구조를 바탕으로 기술창업 생태계를 주도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지주회사 차원에서 내년 CES에 참여해 세계에 보유한 기술과 자산을 선보일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해외기관과 공동 펀드 조성, 연구기관과 협업 추진 등 IP를 바탕으로 세계시장에 진출하겠다”고 말했다.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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