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으로 송환 예정이던 트래비스 킹 이병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돌발 월북한 지 이틀이 지났지만, 미국 정부는 북한으로부터 그의 생존을 포함한 어떠한 대답도 들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크리스틴 워머스 미국 육군 장관은 이날 애스펀 안보포럼 대담에서 “그의 신변에 대해서는 알려진 게 별로 없다”고 밝혔다.
그는 “국방부, 국무부, 백악관이 유엔 채널을 활용해 평양(북한)과 접촉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지만 북한 당국과 접촉이 성공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매우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2017년 혼수상태로 미국으로 송환돼 결국 사망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사례를 언급했다. 웜비어는 북한 억류 심한 고문을 당해 혼수상태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워머스 장관은 킹 이등병이 탈영병인지 등을 묻는 말에는 “우리가 그를 어떻게 불러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한 것은 그가 자발적으로 북한 땅으로 뛰어 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우리의 우선순위는 위법행위와 상관없이 그를 집으로 데려오는 것”고 전했다.
이날 사브리나 싱 국방부 부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킹 이병의 생존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거부했다.
다만 “그것(킹의 생존 여부)이 우리가 집중하고 있는 문제다. 우리는 킹 이병을 미국으로 데리고 오고 싶다”면서 “우리는 그의 상태를 포함해 어디에 억류돼 있는지, 건강 상태를 전혀 모른다. 부처 간 공조를 통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더 공개할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유감스럽게도 북한으로부터 어떤 응답도 듣지 못하고 있다”며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스웨덴의 카운터파트와 다른 방식을 통해서도 접촉하고 있지만, 북한으로부터 관여의 징후는 전혀 없다”고 밝혔다.
'탈영' 여부를 확인하는 질문에 싱 부대변인은 “그의 공식적인 상태는 'AWOL'(absent without leave; 무단이탈)”이라고 말했다. 탈영 상태로 간주한다는 것이다.
한편, 킹 이병의 월북은 지난 18일 발생했다. 주한미군인 킹 이병은 당초 폭행 등 징계를 받고 미국으로 송환될 예정이었으나, 비행기에 탑승하지 않았고 돌연 JSA 견학에 참여해 월북한 사건이다. 목격자에 따르면 그는 “하하하”하고 크게 웃더니 건물 사이로 뛰어가 그대로 월북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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