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Z플립5는 하드웨어부터 눈에 띄는 변화가 느껴졌다. 전작보다 4배 넓어진 외부 디스플레이가 앞면의 약 90%를 꽉 채우고 있다. '플렉스윈도'로 명명된 이 커버 스크린은 폴더블폰 사용 방식을 완전히 바꿔놨다. 접힌 상태에서도 할 수 있는게 많아졌다는 것이 가장 크게 와닿았다.
먼저 문자와 카톡 답장도 접힌 채 보낼 수 있다. 전작에서는 메시지 확인만 가능했다면 이젠 폰을 열지 않아도 키보드를 띄워 바로 답장하면 된다. 쿼티 키보드는 외부 화면에 처음 지원되는 기능이다. 실제 문자 입력시 불편한 점이 느껴지지 않았다.
접힌 상태로 동영상 시청도 가능했다. 이 역시 전작에 없던 기능이다. 외부 화면에서 곧바로 유튜브를 켜서 동영상을 시청하는 것도 가능했다. 메인 화면에서 유튜브를 사용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유튜브뿐 아니라 넷플릭스도 지원한다. 다만 정사각형에 가까운 디스플레이 특성상 세로화면에 최적화된 숏폼 영상을 시청하기에는 답답한 감이 있었다.
플렉스윈도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이 날씨·알림 등 단순 위젯을 넘어 앱까지 가능하다는 게 놀라웠다. 플립5를 켜고 '커버 화면에서 앱 사용하기' 메뉴에 들어가면 지원하는 앱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앞으로 다양한 서드파티 앱이 개발되면서 외부 화면에 최적화된 새로운 앱 생태계가 만들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들기엔 충분했다.
넓어진 외관 화면 덕에 가장 사용성이 향상된 것은 카메라다. 셀피 촬영이 수월해졌다. 촬영 자체는 전작에서도 가능했지만 결과물을 확인하려면 기기를 펼쳐야 했다. 플립5부터는 외부 화면을 통해 찍은 사진을 바로 확인하고 편집할 수 있다. 다양한 편의 기능도 더해졌다. 카메라를 향해 손바닥을 펼치면 3초 뒤 자동으로 사진이 찍혔다. 바닥에 내려놓고 단체사진을 촬영하면 광각에서 초광각으로 자동 전환돼 모든 인물을 프레임 안에 담았다.
더 커진 커버화면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폴더블폰 사용법이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작들에선 사용성이 제한된 탓에 그저 덮개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있었다면 플립5 외부화면은 그 자체로 충분한 기능을 갖췄다. 실제 사용하는 동안 여닫을 일이 크게 줄 것으로 보였다.
확 바뀐 앞면 만큼이나 옆면 모습도 달라졌다. 우선 두께가 불과 1.5㎝로 전작 대비 2㎜가량 얇아졌다. 이음새에 물방울 형태 '플렉스 힌지'를 적용한 덕분이다. 화면을 접었을 때 양면에 빈틈없이 밀착돼 깔끔하고 단단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두께가 줄면서 그립감과 휴대성도 좋아졌다. 주름 가시성은 여전히 남아있었지만 전작 대비 최소화되면서 펼쳐 사용할 때 거슬린다는 느낌은 없었다.
전날 열린 언팩을 통해 플립5를 직접 체험한 외신들도 대체적으로 호평을 쏟아냈다. CNN은 “최근 몇년 간 Z플립 시리즈 중 가장 의미있는 개선”이라고 평가했다. IT 전문 매체 테크크런치도 “마침내 플립이 덮개를 벗어 던졌다”면서 “폴더블의 가장 아쉬웠던 문제를 마침내 해결했다”고 높게 평가했다.
다만 하이엔드 유저를 끌어올만한 결정적 한방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대화면에 최적화된 '킬러앱'이 부족해 폴더블로 전환이 예상보다 더딜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